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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이재성에게 어디 가지 말라고 했는데 불안, (김민재 바라보며) 어디 안 갈 거지?(최강희 감독)”
“이적보다 내년엔 월드컵이 있으니 소속팀에서 우선 집중하고 싶다.(이재성)”
“감독님께서 (이)재성이 형처럼 나도 MVP로 만들어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김민재)”
아버지가 두 아들을 옆에 두고 농담을 주고받는 것처럼 화기애애했다. 전북에 통산 5번째 별을 안긴 주역 세 사람이 나란히 기자회견장에 앉아 내년 시즌에도 최고 빛나는 별이 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0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대상 2017’에서 통산 5번째로 K리그 클래식 감독상을 받은 최 감독은 “우승을 하면 늘 다음 시즌 걱정이 된다. 올해는 더 걱정이 크다. 내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에 나가는데 K리그 챔피언 자격을 지키기 위해 준비를 더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옆에 앉은 김민재, 이재성을 보니 마음이 든든하다. 엊그제 팬 미팅 때 이재성에게 ‘어디 가지말라’고 했는데 조금 불안하긴 하다. 힘을 실어달라”고 웃었다.
매년 막대한 자본을 지닌 중국과 중동 등에 거센 도전을 받은 K리그는 올해 ACL에서 한 팀도 8강에 오르지 못했다. 시즌 개막 직전 징계로 ACL 출전을 놓친 전북은 내년 아시아 무대에서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최 감독은 “K리그가 지금처럼 재정적으로 축소하면 중국, 일본 팀과 경쟁에서 어려울 수 있다. 그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K리그만의 특징이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 내년엔 (리그보다) 당연히 챔피언스리그 비중을 높일 생각이다. 3~5월 (리그와 ACL을 병행하는) 일정을 자주 소화했기에 노하우나 선수 구성 등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2015년 영플레이어상에 이어 올해 MVP에 선정된 이재성에겐 유럽 진출 여부와 월드컵 관련 질문이 나왔다. “K리그에서 다 이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그는 “유럽 진출을 고민할 시기에 축구에 더 몰입해야 한다. 훈련장과 경기장에서 잘하면 언젠간 유럽 구단에서도 제안이 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년엔 러시아 월드컵이 있으므로 (유럽 진출보다) 소속팀에 주력하면서 월드컵에 집중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답변해 당장은 전북에 잔류할 확률이 높음을 시사했다.
수비수 최초로 영플레이어상을 거머쥔 김민재는 “1년 사이 감독님께 배우면서 많이 성장했다. 내년 ACL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재성이 형이 영플레이어상을 받고 MVP까지 받았는데 감독께서 나 역시 MVP까지 만들어줄 것으로 생각하고 묵묵히 열심히 하겠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팀 막내의 당찬 발언에 최 감독과 이재성도 함께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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