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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매혹의 신세계가 스크린에 펼쳐졌다.
기대작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이 베일을 벗었다. 이정재,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등 화려한 캐스팅과 동명의 웹툰을 스크린에 옮겼다는 이유로 제작부터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미스터 고’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인간을 향한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전해온 김용화 감독의 신작이라는 타이틀은 신뢰감을 더한다.
지난 12일 공개된 ‘신과 함께’는 갑작스럽게 아이를 구하다 저승에 온 소방관 자홍(차태현 분)과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하정우, 주지훈, 김향기 분)와 함께 49일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자홍 역을 맡은 차태현을 통해 인간이 겪는 죽음과 삶, 그 경계에서 인간의 삶을 관통하는 희로애락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신과함께’가 매력적인 이유는 블록버스터급 배우들의 액션과 더불어 누구나 상상 속에서 한번쯤 그려봤을 법한 저승과 지옥의 모습을 대자연의 압도적인 풍광을 더해 구현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가족의 정이 깊숙히 자리잡으면서 서정적인 정서를 담고 있어 따뜻하다.
연출을 맡은 김용화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기 전 원작 속 천륜지옥에서 염라와 인물들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생각했다. 용서라는 이야기가 영화적 각색 아닐까 생각했다”며 영화를 접근할 때의 출발점에 대해 설명했다.
배우들의 면면도 매력적이다. 망자 역을 맡은 차태현은 특유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제대로 빛을 발했다. 일평생에 녹아있는 희로애락을 표정과 눈빛으로 꽉 채워 담아냈다. 가장 인간적인 캐릭터이기도 하면서, 충분히 공감을 살수 있는 역할로 관객들에게 설득력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삼차사 역의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가 내뿜은 에너지도 흥미롭다. 비현실적인 세계에 있지만,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하정우는 이번에도 온몸으로 열연을 했다. 극중 재기발랄한 끼를 한껏 보인 주지훈은 이번에도 역시 남자다운 매력과 함께 유머러스함을 더한 리듬감 있는 모습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막내 김향기는 온기가 묻어있는 감성 연기로 극의 분위기를 그야말로 향기롭고 풋풋하게 표현하는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누구나 상상 속에서 한번쯤 그려봤을 법한 저승과 지옥의 생생한 모습을 보는 것도 흥미롭다. 불 ,물, 철, 얼음, 중력, 모래 등 7개의 자연의 물성을 차용해 하나 둘 씩 공개될 때 마다 압도적인 스케일에 놀라게 된다.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는 139분의 러닝타임 내내 즐길 수 있는 관전 포인트다. 한국 고유의 전통 설화에 신선한 상상력을 덧입히고, 주인공들 외 이정재, 김동욱, 오달수, 도경수, 임원희, 장광, 김수안, 김하늘 등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너무 많은 인물과 다양한 이야기 때문에 자칫 지루한 느낌도 지울 수 없지만, 마지막 엔딩 장면에 등장하는 마동석의 의미있는 한 장면은 2편을 기대하게 하는 결정적인 장면이다. 20일 개봉.
whice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