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주상기자] 최근 ‘타투’는 자신만의 개성과 스타일을 나타내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스포츠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격투기는 종목의 특성상 노출되어지는 신체 부분이 많다보니 파이터들의 의지와 남다른 의미가 담긴 타투를 더 쉽게 볼 수 있다. 3월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펼쳐지는 XIAOMI ROAD FC 046 출전을 앞둔 파이터들에게 타투 뒤에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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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과 김내철(오른쪽)

# ‘명승사자’ 명현만

“2006년 태국에서 무에타이 시합을 하러갔다. 결승에서 러시아 선수를 만났는데 아쉽게 패하며 우승을 놓쳤다. ‘다음부턴 더욱 신중한 경기를 해야겠다’는 마음에 시합 끝나자마자 쩔뚝거리면서 타투를 하러 갔다. ‘더 높은 곳에서 넓게 바라보자’는 의미의 독수리 타투를 새겼다.”

# ‘근자감 파이터’ 박형근

“종아리에 있는 타투는 ‘자유로운 것을 좋아하는 나’다. 내가 가족애가 강해서, 나중에 나도 가족이 생긴다면 내 옆으로 이어서 올드스쿨 타투를 할 계획이다. 가슴에 있는 타투는 ‘유능제강(柔能制剛)’이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제압한다’는 유도의 원리다. 팔에 있는 건 나의 별자리 타투다. 내가 불같이 뜨겁다고 해서 조화를 맞추기 위해 불에 원소기호 물을 넣어서 만든 타투다. 이 타투는 물음표와 느낌표인데, 안에 땅이라는 원소기호를 넣어서 ‘불확실한 확신 속에 자신을 믿고 가는 신념’이라는 의미로 새겼다. 가장 처음에 했던 ‘유능제강(柔能制剛)’이 가장 의미가 깊었는데, 최근에는 물음표와 느낌표 타투가 가장 좋다.”

# ‘싱어송파이터’ 허재혁

“왼팔 아래에 있는 것은 내 묘비이다. 묘비에 ‘Brave & Strong’ 이라고 쓰여져 있고, 그 밑에는 내 이름과 ‘1985~??’라고 적혀있다. 묘비에는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았다고 적지 않나. 그래서 나는 용감하고 강하게 살았다고 적을 수 있도록 살자는 의미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 제목이기도 하다. 등에 있는 건 어머니가 꾸신 나의 태몽이다. 어머니가 산에 올라가는데 사람들이 모여 있어 가 봤더니 큰 나무를 용이 감고 있었다고 한다. 어머니께서 항상 ‘내가 태몽을 잘 꿔서 넌 잘 될 거다’라고 말씀하신다.”

# ‘도깨비’ 김세영

“도깨비 타투를 새겼다. 나와 왠지 비슷한 느낌이라서 좋아한다. 악당 느낌인데 장난기 많고 밉지만은 않은 악당? 익살스러운 악당? 그런 느낌이라서 개인적으로 도깨비를 좋아한다.”

# ‘돌격대장’ 김내철

“옆구리에 있는 건 ‘장승’이다. 장승은 마을의 수호신, 지역 간의 이정표의 역할을 한다고 한다. 장승을 새긴 이유는 나처럼 격투기를 좋아하고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의 이정표, 좋은 길잡이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를 믿고 좋아해주는 분들에게 수호신처럼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다.”

한편 역대 최고의 상금, 100만 달러가 걸린 ROAD FC의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 ‘ROAD TO A-SOL’은 전세계 지역예선을 시작으로 본선, 8강을 거쳐 현재 4명의 파이터가 살아남았다. 4강전은 3월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XIAOMI ROAD FC 046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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