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
국민은행 박지수가 1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득점하고 웃고 있다. 제공 | WKBL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한국 여자농구의 미래 박지수(20·국민은행)가 1년 만에 훌쩍 컸다. 프로 2년차인 박지수가 정규리그 뿐 아니라 단기전도 지배할 태세다.

193㎝의 장신 센터 박지수는 이번 시즌 35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35분 9초를 뛰며 평균 14.23점, 12.9리바운드, 2.5블록슛, 3.3어시스트, 1.4스틸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28분 29초, 10.41점, 10.27리바운드, 2.23블록슛, 2.77어시스트, 0.64스틸)보다 모든 기록이 상승했다. 외국 선수를 모두 제치고 블록슛 1위를 차지했고 리바운드 부문은 엘리사 토마스(15.16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번 시즌 한층 성장한 박지수는 지난 11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과의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도 팀의 중심을 잡아주며 완승을 이끌었다. 다미리스 단타스가 경기 초반 파울트러블에 걸렸지만 박지수는 내외곽을 넘나들며 팀을 이끌었다. 단기전 첫 경기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1쿼터 초반에는 중거리슛과 3점플레이를 성공시키는 등 기선제압에도 앞장섰다. 3쿼터 후반에는 하이포스트에서 로우포스트의 단타스에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 넣어 도움을 기록했다. 3쿼터 신한은행 르샨다 그레이, 카일라 쏜튼의 슛도 잇따라 블록해냈다. 공격과 수비에서 박지수의 존재감은 엄청났다. 이날 35분 1초를 뛰며 16점 13리바운드(6어시스트 4블록슛)를 기록한 박지수는 지난 시즌 PO 2경기에 이어 PO 3연속경기 더블더블행진을 이어갔다.

신한은행은 PO 첫 경기부터 위력을 발휘한 박지수를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주포 쏜튼의 파울관리가 잘 되지 않은 점도 있지만 그레이와 곽주영의 트윈타워를 가동하고도 단타스 없이 뛰던 박지수의 발목을 잡지 못했다. 국민은행과 PO에서 만난 신한은행 신기성 감독은 “박지수와 단타스를 어떻게 막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하지만 박지수는 홀로 뛸 때도 밀리지 않는 보드 장악력을 과시했다. 신 감독의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

박지수를 앞세운 국민은행은 오는 1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리는 PO 2차전까지 잡고 2연승으로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정을 노린다. 안방으로 돌아온 신한은행은 ‘박지수’ 벽을 넘어야 벼랑 끝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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