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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약 한 달여만에 1군 경기에 나선 구자욱(25·삼성)이 공격에서 빛났지만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며 다이내믹한 복귀전을 치렀다. 그래도 구자욱의 투지는 돋보였다.
옆구리 통증으로 지난달 6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구자욱은 재활을 거쳐 퓨처스리그(2군)에서 2경기에 출전한 뒤 7일 1군에 등록됐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8일 수원 KT전에 구자욱을 우익수 6번타자로 선발 출전시켰다. 김 감독은 “구자욱은 3번 타순으로 가야할 선수다. 하지만 복귀전부터 무리할 필요 없다. 하위 타순에서 가볍게 치면서 완벽한 컨디션을 찾았으면 좋겠다”며 구자욱이 부담을 덜고 경기에 임하길 바랐다.
오랜만의 1군 실전이어서 긴장했을까. 김 감독의 바람과 달리 구자욱은 수비에서 불안함을 노출했다. 1회말 무사 1, 2루 상황에서 KT 유한준이 구자욱이 서있는 방향으로 뜬공을 쳤다. 쉽게 잡을 수 있는 평범한 뜬공이었다. 하지만 구자욱은 낙구지점 포착에 실패했고, 공을 자신의 뒤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유한준의 안타로 기록됐지만 실책성 플레이나 다름없었다. 구자욱의 아쉬운 플레이로 상황은 무사 만루가 됐다. 1실점으로 막은 게 다행이었다. 아쉬운 수비는 3회말에도 나왔다. 1사 상황에서 들어온 윤석민이 우중간 방면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구자욱이 따라갔지만 이번에도 낙구지점 포착에 어려움을 겪었고 안타로 이어졌다. 앞선 상황보다 잡기 어려운 타구였지만 구자욱의 대처는 아쉬웠다.
수비에서는 아쉬움을 남긴 구자욱이지만 공격에서만큼은 빛났다. 2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첫 번째 타석에 들어선 구자욱은 상대 선발투수 고영표의 3구째를 밀어쳐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터뜨렸다. 구자욱은 빠른 발을 이용해 3루까지 내달렸고, 그 사이 1루주자 김헌곤이 홈으로 들어왔다. 3루에 간 구자욱은 후속 타자 강민호의 중견수 뜬공 때 홈에 들어와 역전 득점까지 올렸다. 투지도 돋보였다. 6회초 3번째 타석에 선 구자욱은 1루수 쪽 땅볼을 쳤다. 1루수 윤석민이 타구를 잡았지만 구자욱은 전력 질주했고,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며 결국 세이프를 만들어냈다. 구자욱의 멋진 허슬 플레이에 현장에 모인 삼성팬은 구자욱의 이름을 연호했다. 구자욱은 7회에도 안타를 터뜨리며 불방망이를 뽐냈다. 이날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화려한 복귀를 신고했다.
구자욱은 전날 자신의 SNS에 “부상 이후 재활훈련을 하면서 나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때로는 너무 편한 나머지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도 제대로 보답해드리지 못한 적도 없지 않았다. 앞으로 그 고마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구자욱이 되도록 하겠다”며 굳은 각오를 보였다. 자신의 글처럼 구자욱은 복귀전에서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고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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