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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좌우 선발투수가 불꽃투로 마운드를 지키자 타선도 화끈하게 응답했다. SK가 선발투수 김광현과 앙헬 산체스의 컨디션 유지에 초점을 맞춘 운용으로 일거양득에 성공했다. 김광현과 산체스는 호조의 컨디션을 자랑하며 무실점 투구를 펼쳤고 타자들은 10점을 올려 팀의 완승과 공동 1위 등극을 만들었다.
SK는 13일 문학 LG전에서 10-0으로 승리했다. 지난 12일 산체스 선발 등판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된 후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김광현과 산체스를 나란히 등판시키는 선발투수 1+1 등판을 계획했다. 힐만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어제 등판하기로 했던 산체스는 다음주 수요일에 선발 등판한다. 하지만 산체스가 수요일까지 타자를 상대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산체스의 구원 등판을 암시했다. 이어 그는 “우천취소가 나올 때마다 코치들과 가장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팀 선발진을 이끌고 있는 산체스, 김광현, 메릴 켈리가 최대한 좋은 컨디션에서 시즌을 보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실제로 힐만 감독은 세 선발투수의 컨디션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수술 후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광현은 될 수 있으면 따듯한 낮경기에 마운드에 오른다. 투구수도 무리가 가지 않는 선으로 제한한다. 올시즌 첫 선발 등판도 이날과 마찬가지로 오후 2시 경기였고 단 한 번도 주 2회 등판하지 않았다. 이닝 제한이 걸린 김광현은 지난달 28일 1군 엔트리서 제외된 후 약 2주 후 다시 1군 마운드에 올랐다. 수술 경력이 있고 지난해까지 주로 불펜투수로 활약했던 산체스도 관리 대상이다. 주 2회 등판도 단 한 번 밖에 없었다. 힐만 감독은 개막 후 어깨에 불편함을 호소하며 엔트리에서 빠졌던 켈리도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등판하도록 배려한다.
결국 힐만 감독은 세 투수가 모두 완벽한 컨디션에서 등판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고 13일 김광현과 산체스는 힐만 감독의 시나리오대로 마운드를 지켰다. 김광현은 5이닝 동안 58개의 공을 던지며 최고 구속 150㎞ 강속구를 뿌렸다. 직구 구위와 슬라이더의 움직임, 그리고 간간히 던진 커브 모두 상대 타자를 압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시즌 5승을 올린 김광현은 “경기 전부터 감독님과 5이닝만 던지고 내려가기로 얘기했다. 몸상태는 괜찮다. 다음 경기도 준비 잘 하겠다”고 활짝 웃었다. 산체스 역시 평소처럼 150㎞를 상회하는 직구를 앞세워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불펜피칭 대신 실전을 소화한 산체스는 오는 16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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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과 산체스 두 강속구 투수가 6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하자 SK 타선은 7회에 사실상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7회말 정의윤이 만루홈런을 날려 7-0으로 도망갔다. 정의윤은 8회말에도 3점홈런을 터뜨려 혼자서 7타점을 올렸다. 이날 SK가 승리하고 두산이 넥센에 패하면서 SK는 지난달 28일 이후 15일 만에 두산과 공동 1위가 됐다. 힐만 감독은 “멋진 경기였다. 김광현이 날카로운 투구로 성공적인 복귀전을 했고 산체스도 1이닝을 잘 던졌다. 한 주의 마무리를 잘 해서 기분이 좋다”고 만족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