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6 KBO리그 KIA와 LG의 광주 개막경기가 열렸다. KIA 선발투수 윤석민이 연습구 3개 더 던지겠다는 사인을 보내고 있다. 시리즈 문을 여는 선발투수는 KIA 윤석민, LG 류제국이다. 2016. 4. 5.광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KIA 우완투수 윤석민(32)이 실전 마라톤의 출발점에 선다. 어깨 수술 후 길었던 재활을 마친 그는 오는 6월 2일 광주 두산전부터 재활 시즌을 시작한다. 당장 MVP를 수상했을 때의 모습을 기대할수는 없지만 무사히 재활 시즌을 완주해 에이스 모습을 되찾을 것을 약속했다.

윤석민은 29일 광주 넥센전부터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2016년 12월 8일 일본 요코하마 미나미 공제병원에서 오른쪽 어깨에 웃자란 뼈를 제거하는 수술을 한 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중 1군 선수들과 동행하고 있다. 윤석민은 “이 날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일단 생각했던 것보다는 이르게 1군에 돌아오게 됐다. 일정은 당겨졌지만 몸 상태는 좋다. 1군에 돌아왔다는 게 실감이 난다”고 웃으며 1군 복귀 소감을 밝혔다.

KIA 김기태 감독은 “석민이는 토요일 두산전에 선발 등판한다. 팬께서 많이 기다리셨고 기대도 하실만한 경기가 아닐까 싶다. 토요일 경기 투구수나 이닝수를 명확히 정해놓지는 않았다. 경기 상황에 맞춰서 운용하겠다. 아무래도 수술한 선수이기 때문에 날짜에 맞춰서 준비하고 연투 부담도 없는 선발투수로 내보내기로 예전부터 결정했다. 2군 감독이 1군 경기에 나서면 구속이나 구위는 더 좋아질 것 같다고 하더라. 재능이 있는 선수니까 조절을 잘 할 것으로 본다”고 선발투수로 복귀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입단 2년차까지 불펜 필승조로 활약한 윤석민은 2007시즌부터 2013시즌 전반기까지 선발투수로 팀의 에이스 구실을 했다. 특히 2011시즌에는 다승, 방어율, 탈삼진 등 3관왕에 오르며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2014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ML) 볼티모어와 계약하며 빅리그 진출에 도전했던 그는 2015시즌을 앞두고 KIA로 돌아와 2016시즌까지 구원과 선발을 병행했다. 윤석민은 자신의 컨디션에 대해 “지금 몸 상태로 구위는 100%라고 생각한다. 예전과 비교하면 완벽하지는 않지만 올해, 내년, 내후년 계속 만들어가면서 더 좋아질 것이라 믿고 있다. 실제로 몸도 점점 더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 통증도 없다”고 올해 재활 시즌을 무사히 마치고 전성기 시절로 돌아갈 것을 다짐했다.

불과 10년 전만해도 투수에게 어깨수술은 ‘사망선고’나 마찬가지였다. 윤석민이 받은 어깨수술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재활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그는 “처음 수술했을 때는 의사가 6개월이 지나면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믿었는데 6개월이 지나도 전혀 공을 던질 수 없는 상태였다. 그 때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처음 어깨 수술을 했고 재활도 했기 때문에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통증이 있는데 계속 던져야 하는 건지 아니면 쉬어야 하는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그러면서 재활이 길어졌다”고 힘들었던 순간을 돌아봤다. 덧붙여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시즌 중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지난해에 대한 진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팀이 위기를 극복하며 우승했는데 함께 하지 못했다. 나름 그동안 우리 팀에서 보직에 상관없이 헌신했다고 생각해왔는데 정말 필요할 때 내가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스프링캠프 기간 통증이 재발했을 때만 해도 복귀시점이 잡히지 않았으나 다시 페이스를 올려 1군 마운드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윤석민은 “분명 예전과 비교하면 팔의 각도나 스윙은 다르다. 그래도 내 능력 안에서 충분히 타자를 상대할 수 있다고 믿는다. 두산이 만만치 않은 팀이지만 두산 타자들을 꾸준히 보면서 어떻게 상대할지 생각하고 있다”고 복귀전 호투를 다짐했다.

최근에는 재활 시즌을 잘 보내면 전성기 못지 않은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많다. LA 다저스 류현진 또한 재활 시즌이었던 지난해보다 올해 더 빼어난 구위를 자랑했다. 올해 재활 시즌을 보내고 있는 SK 김광현도 경기를 거듭할 수록 구위가 올라오고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 당시 류현진, 김광현과 함께 국가대표팀 마운드의 기둥 역할을 했던 윤석민이 부활을 향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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