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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서울신문

[스포츠서울 최신혜기자]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해 대선에 이어 13일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박원순·김문수 후보에게 밀려 3위를 하면서 정치생명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시 야권의 박원순 후보에게 밀렸던 안 후보는 7년 만에 다시 서울시장에 도전했다가 큰 차이로 패배를 맛봤다. 지난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에게도 밀려 3위로 머문 안 후보가 체급을 낮춰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했지만, 또다시 3위로 무릎을 꿇게 된 것이라 충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대안정당을 만들겠다며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창당을 주도한 바른미래당의 선거 참패까지 겹쳤다.

2011년 서울시장 후보직 양보, 2012년 대선 후보직 사퇴,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2016년 국민의당 창당, 2017년 대선 출마, 올해 바른미래당 창당으로 이어지는 안철수식 정치실험에 ‘아픈 기록’이 추가됐다.

이번 선거 결과는 지난 대선 결과와 ‘판박이’다. 안 후보는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후보직을 양보했고, 다음 대선이었던 작년 대선에서 문 대통령과 맞붙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당선된 반면 안 후보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에게 밀려 3위를 했었다.

안 후보의 이번 패배는 정치 입문 8년 차인 안 후보의 정치 소신의 모호함과 더불어 제3당이 아직은 국내 정치 환경에서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정치’를 표방하는 안 후보가 중도를 지향한다고 하지만, 아직도 정치적 소신과 원칙, 철학이 뚜렷하지 않고, 작년 대선 TV토론 등에서 훼손된 이미지가 아직 복원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선거전 막바지에 김문수 후보와 단둘이 만나 단일화를 시도했다는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심어준 것도 중도표를 대폭 깎아 먹은 요인으로 꼽힌다. 그의 이런 정치적 행보는 당내에서 큰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또한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선 공천 과정에서 옛 국민의당 측과 바른정당 측의 극심한 갈등이 불거졌을 때도 안 후보는 이렇다 할 정치력이나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안 후보는 이번에 정계 입문 후 가장 큰 위기에 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다시 3위를 한 마당에 일각에선 정계은퇴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하지만, 측근들은 이를 일축하고 있다.

안 후보가 또다시 대권을 노린다면 그 여정은 더욱 험난할 수 있다는 점이다. 2년 후 총선까지 야권 전체를 강타할 수 있는 정계개편 소용돌이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경우 대권 도전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시각이 있다.

안 후보는 현재 당직을 맡고 있지 않고, 국회의원도 아니어서 당분간은 야인처럼 ‘와신상담’하면서 중앙 정치무대 복귀 기회를 엿볼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상정해 볼 수 있다.

당장 안 후보는 딸의 대학원 졸업식 참석차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미국에서 얼마나 머물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반면 정계개편을 주도하기 위해 예상보다 빨리 당에 복귀해 차기 당권에 도전할 여지도 있다고 주변에선 본다. 안 후보는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깊게 고민하고 따로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ss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