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김민우, 방망이와 공이 함께~
LG 김현수가 21일 청주 한화전 하주석 타석에서 수비를 하고 있다. 쪼개진 방망이가 함께 날아오고 있다. 하주석은 2루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 2018. 6. 21 청주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이미 절반 이상의 성공은 거뒀다. 가장 우려했던 외국인타자 이탈에 따른 타선 약화를 피했고 순위표서도 중상위권을 오가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은 무리다. 마침 외국인타자도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LG 김현수의 1루수 아르바이트는 여기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다음주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하기 전에 김현수를 원래 포지션인 좌익수로 이동시킬 필요가 있다.

시즌 전 LG는 김현수의 1루수 이동을 고려하지 않았다. 스프링캠프서도 김현수는 수비 훈련시 외야에만 자리했다. 하지만 지난 4월 17일 광주 KIA전에서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고 김현수는 4월 22일 마산 NC전부터 1루수 4번 타자로 나서기 시작했다. 주전 1루수 양석환은 3루에서 가르시아의 수비 공백을 메우고 있다. 5월 중순부터는 이천웅이 좌익수로 선발출장하는 경우가 많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LG는 가르시아가 엔트리에 포함됐던 개막전부터 4월 17일까지 팀타율 0.281 팀OPS(출루율+장타율) 0.779, 경기당 평균 4.85점을 올렸다. 가르시아가 부상으로 엔트리서 제외되고 김현수가 1루수로 나서기 시작한 4월 22일부터 7월 3일까지 팀타율 0.304 팀OPS 0.811 경기당 평균 5.74점을 기록했다. 4월 17일까지 10승 10패 정확히 5할 승률이었던 팀 성적도 3일까지 44승 37패 1무로 승패마진 +7이 됐다. 물론 김현수의 1루수 출장과 이천웅의 활약 만으로 만들어진 숫자는 아니다. 4월 20일부터 1군에 합류한 이형종,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올라선 채은성, 주전 2루수로 도약한 정주현 등으로 인해 이전과는 다른 상하위타선의 균형이 생겼다.

문제는 수비다. 전문 1루수가 아닌 김현수로 인해 내야수비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타구 방향에 따른 위치선정 실수로 범타가 내야안타가 된다. 상대 주자에게 추가 진루를 허용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드러난 실책은 3개에 불과하지만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 일주일에 2~3번씩 나온다. 지난 3일 잠실 NC전에서도 9회초 런다운 상황에서 송구 타이밍을 놓쳐 아웃카운트를 하나만 잡는데 그쳤다. 득보다 실이 클 때도 많은 김현수의 1루수 출장이다.

LG 류중일 감독은 가르시아가 이탈했을 당시에는 윤대영, 한 달 전부터는 김재율을 1루수로 선발출장시키며 김현수를 자신의 포지션인 좌익수로 기용하는 그림도 그렸다. 그러나 윤대영은 허리 부상을 당해 5월 3일 엔트리서 제외됐고 김재율은 지난해 후반기 타석에서 보여줬던 모습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둘 중 한 명이 타석에서 생산력을 보여줬다면 김현수의 1루수 출장은 단기 아르바이트에 그쳤을지도 모른다. 4일 잠실 NC전에선 상대가 좌투수 구창모를 선발 등판시키는 것을 의식해 김현수를 좌익수, 김재율을 1루수로 선발 출장시켰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모든 변화의 근원인 가르시아의 복귀가 머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주 퓨처스리그 경기를 통해 실전을 소화하는 가르시아는 이르면 다음주 주중 3연전에 1군에 합류할 계획이다. 진정한 베스트9을 구축하기에 앞서 김현수도 1루수 미트와 이별할 시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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