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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23일만에 등판한 SK의 에이스 김광현(30)이 넥센 베테랑 이택근(37)과 김민성(30)의 노림수에 당했다.
김광현은 5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3회까지는 삼진 4개를 곁들여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4회말 선두타자 이택근에게 2루타를 맞은 뒤부터 급격하게 흔들렸다.
지난 달 12일 문학 KIA전 투구 이후 23일만에 등판한 김광현은 최고구속 150㎞ 직구와 고속슬라이더를 앞세운 공격적인 피칭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2회엔 박병호~초이스~김민성 세 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하기도 했다. 하지만 4회 선두타자 이택근의 어필에 호흡이 흐트러졌다. 볼카운트 1-1에서 이택근은 김광현이 피칭할 때 로진가루를 많이 날려 헷갈린다고 어필했다. 가벼운 어필이지만 김광현의 페이스를 흐트러트리는데는 효과 만점이었다. 호흡이 끊긴 김광현은 곧바로 이택근에게 우측 펜스를 맞는 2루타를 허용하고 말앗다. 김하성을 삼진, 박병호를 3루 땅볼로 잡아 위기를 넘기는가 싶었지만 마이클 초이스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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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이번엔 2007년 입단 동기생인 6번타자 김민성의 끈질긴 승부에 당했다. 빠른 공에 포커스를 맞춘 김민성은 파울을 무려 8개나 쳐내며 김광현의 힘을 뺀 뒤 풀카운트에서 12구째 높게 들어온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좌측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4회 3실점하는 동안 투구수 34개를 기록하며 힘을 뺀 김광현은 결국 5회말 수비에서 마운드를 전유수에게 넘겨줄 수 밖에 없었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복귀한 김광현은 복귀 첫 해인 올해는 조심스러운 행보을 걷고 있다. 철저한 투구수 관리와 함께 6번 정도 등판후 엔트리에서 빠져 휴식을 취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달 12일 KIA전에서 팔꿈치에 이상을 보여 큰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팔꿈치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다른 곳에 조금씩 탈이 생겨 복귀가 조금 늦어졌다.
이날도 트레이 힐만 감독은 “복귀전이니만큼 5이닝 이내로 던지게 하겠다. 효율적인 피칭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희망사항을 밝혔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김광현의 방어율은 2.48에서 2.73으로 소폭 올라갔다. 복귀전에서 쓴 맛을 보긴 했지만 호쾌한 피칭은 여전했다.
SK 손혁 투수코치는 “김광현은 수술 후 복귀 과정을 거치는 투수다. 모든 게 아직 완전할 수 없다. 수술 부위에 이상이 없어도 아직 모든 밸런스가 정상은 아니다보니 다른 곳이 아플 수도 있다. 그런 단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차근차근 정상적인 페이스를 밟고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아무 부담 없이 9이닝 완투할 날을 고대하며 김광현이 재활과정을 차근차근 밟아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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