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독
거스 히딩크 감독이 2014 K리그 올스타전을 앞두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도약을 노리는 중국 축구가 명장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 톈진일보의 4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축구협회는 현재 거스 히딩크 감독 영입을 추진 중이다. 협회는 히딩크 감독에게 21세 이하(U-23) 대표팀 사령탑을 맡기기 위해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축구협회는 3년 계약을 추진 중이고, 연봉, 조건 등을 논의하고 있다.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히딩크 감독은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U-21 대표팀을 지휘하게 된다. 이 매체는 8월 중으로 계약이 완료될 것이라 전망했다.

중국 축구는 이미 마르첼로 리피라는 세계적인 명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의 리피 감독은 세리에A 5회 우승 경험자이고,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와 월드컵서 한 차례씩 정상에 선 인물이다. 풍부한 경험과 전술적인 능력, 리더십을 두루 보유하고 있다. 리피 감독은 중국 A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중국이 야심차게 영입했다. 리피 감독에 히딩크 감독까지 영입하면 중국은 명장 두 명을 동시에 품게 된다.

중국이 히딩크 감독 영입으로 유망주 육성 효과를 노리고 있다. 중국 대표팀은 현재 정체되어 있다.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선수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A매치에서 리피 감독은 가오린이나 하오준민, 황보원, 펑샤오팅, 정청 등 주요 선수들을 호출하지 않았다. 세대 교체 차원에서 20대 초중반 선수들을 대거 합류시켜 기량을 테스트 했다. 히딩크 감독이 U-21 대표팀을 맡으면 장차 A대표팀에서 활약할 어린 선수들을 성장시킬 수 있다. 톈진일보는 “히딩크 감독의 훈련 방식은 지독하기로 유명하다. 중국 축구는 히딩크 감독의 ‘악마 훈련’이 필요하다”고 썼다. 유망주들의 잠재력을 폭발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히딩크 감독의 훈련 방식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중국축구협회는 리피 감독의 연봉으로 약 2300만 유로(약 300억 원)를 지출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에게 쓸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소한 리피 감독의 절반 정도는 수령할 가능성이 크다. A대표팀이 아닌 연령대 대표팀 사령탑을 위해 그 정도의 거액을 쓰는 나라는 많지 않다. 대부분이 국내 지도자로 코칭스태프를 꾸린다. 중국도 지금까지 이 관행을 따랐다. 그러나 발전 없는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명장 영입에 나섰다. 중국이 미래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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