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현 우승 확정후 동료와 포옹하는 오지현
오지현이 우승을 확정한 후 동료와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제주=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첫 단추를 잘 끼웠으니 좋은 기세를 쭉 이어가도록 하겠다.”

‘미녀골퍼’ 오지현(22·KB금융그룹)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반기 개막전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최혜진(19·롯데)이 독주하던 타이틀 경쟁에 제동을 걸었다.

오지현은 12일 제주 오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3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4개를 뽑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로 최종합계 15언더파 201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 6월 한국여자오픈 제패 이후 2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오지현은 시즌 2승과 함께 데뷔 5년만에 통산 6승째를 달성했다. 무엇보다 우승상금 1억 2000만원을 받아 최혜진을 따돌리고 상금 1위(6억6543만원)를 탈환했고 이번 시즌 상금 6억원을 맨 먼저 돌파했다. 다승 경쟁에서도 장하나, 최혜진, 이소영에 이어 네 번째로 2승 고지를 밟으며 공동 1위로 올라섰다. 또한 대상포인트에서도 50포인트를 보태 총 349포인트로 1위인 최혜진(362포인트)에 바짝 따라붙었다.

오지현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단독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섰다가 4타를 잃고 톱10에도 들지 못했던 아픔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단독선두 김자영에 1타차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그는 지난해와 달리 우승에 대한 욕심을 접어두고 편안한 마음으로 플레이를 즐기고자 했다. 부담을 접자 약효는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3번홀(파3)에서 15m나 되는 롱퍼팅을 성공시키며 공동선두로 올라선 그는 “이 행운의 퍼팅으로 어쩌면 우승도 할 수 있겠다”고 예감했다. 오지현은 전반에 몇차례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버디를 더 추가하지 못했지만 경쟁자인 김자영이 4, 7번홀 보기로 무너지면서 단독선두로 나섰고 후반들어 기다렸던 샷이 폭발했다. 10번홀(파4)에서 3m 버디를 잡아내 2타차로 달아나더니 이어진 11번홀(파4)에서 세 번째 샷을 1.5m에 붙여 1타를 더 줄였다. 김자영이 11번홀에서 네 번 만에 그린에 올라와 1타를 잃은 덕에 단숨에 3타차 리드를 잡은 오지현은 16번홀(파4)에서 칩인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자영은 17, 18번홀에서도 보기를 해 모두 4타를 잃고 공동5위(8언더파 208타)로 추락했다.

우승 후 오지현은 “지난해 우승을 놓친 아픔을 이겨내고 우승했고 무엇보다 아버지의 고향인 제주도에서 우승할 수 있어서 더욱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에는 선두로 나선 경기에서 무너진 경기가 많았는데 올해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마음을 편하게 먹으니 오히려 잘 풀리는 것 같다. 하반기 시작을 잘 풀었으니 좋은 흐름을 이어가도록 더욱 신경쓰겠다. 지난해 2승을 했으니 3승에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자영이 무너진 사이 이 대회 전에 상금, 대상 포인트, 평균타수 1위를 달렸던 ‘슈퍼루키’ 최혜진과 올해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지난해 전관왕 이정은이 공동 2위(9언더파 207타)까지 치고 올라왔지만 6타차나 앞선 오지현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상금 1위를 내준 최혜진은 대상 포인트와 평균타수 1위를 지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박인비는 이븐파에 그치면서 공동5위(8언더파 208타)에 머물렀다. 디펜딩 챔피언 고진영(24)은 공동23위(4언더파 212타)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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