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캡틴’ 손흥민이 유럽축구연맹(UEFA)을 향해 소신 발언을 했다.

손흥민은 2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4~2025 UEFA 유로파리그 경기 공식 기자회견에서 최근 유럽 축구계 화두로 떠오른 UEFA의 무리한 경기 수 확장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

손흥민은 “선수들이 부상과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경기가 너무 많고 이동 거리도 많다. 우리 자신을 돌보기가 너무 힘들다”라면서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경기에 나서면 부상 위험이 발생한다. 우리는 로봇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은 “꼭 경기 수를 줄여야 한다. 그래야 더 높은 수준의 축구를 할 수 있다. 그게 목표가 되어야 한다. 50, 60경기를 하고 때로는 70경기도 한다. 경기 일정이 다가오면 선수는 뛰어야 한다. 너무 많은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라면서 경기 수 자체가 아닌 경기의 수준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UEFA는 무리하게 대회 규모를 확장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중계, 광고, 스폰서 수입 등을 조금이라도 더 끌어모으기 위해 유럽 국가대항전인 네이션스리그를 새로 만들었고,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아래에 컨퍼런스리그라는 클럽대항전도 신설했다. 심지어 클럽대항전은 기존 포맷에서 벗어나 조별리그를 더 치르는 형태로 변화했다.

UEFA는 막대한 돈을 챙기겠지만, 선수들은 너무 과밀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과부하가 걸려 부상 위험에 노출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본에만 집중한 UEFA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는 선수들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최근 리버풀 골키퍼 알리송은 “아무도 선수에게 경기 수가 늘어나는 것에 관해 묻지 않는다”라며 “우리 의견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우리 생각을 안다. 모두가 피곤해한다. 자리에 앉아 모든 사람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UEFA를 비판했다. 손흥민의 발언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토트넘은 27일 안방에서 카라바흐와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3일 후인 3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를 치른다. 손흥민이 왜 ‘로봇’ 발언을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