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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격 10m 공기소총 종목에 출전하는 여고생 금지현. 사진제공 | 대한사격연맹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금지현(18·울산여상)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한국사격대표팀 28명의 선수 중 유일한 여고생이다. 첫 아시안게임 출전이지만 긴장보다 설렘이 크다는 금지현은 꺾이지 않는 패기로 반전을 만들어낼 준비를 하고 있다.

수많은 경쟁자들을 뚫고 국가대표가 된 금지현은 향후 한국사격계를 이끌 유망주로 평가받는다.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10m 공기소총은 국가대표 선수가 자주 바뀌는 종목이다. 그만큼 선수들 간 실력차가 적고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금지현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2년 연속 국가대표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며 금지현의 잠재력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때문에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금지현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금지현이 오는 20일 여자 10m 공기소총 개인전에 출전한다. 10m 공기소총은 중국이 워낙 강세를 보이는 종목이어서 금메달 획득이 쉽지 않다. 역대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서도 이 종목의 메달은 중국이 독식하다시피 했다. 또한 총을 쏘는 지점부터 표적까지 거리가 가장 가깝기 때문에 다른 종목에 비해 한 발의 실수가 경기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변수가 많은 종목이라는 의미다.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경기 당일 선수들의 컨디션도 중요하다. 금지현은 “국제대회에 나가면 중국 선수들에 대해 경계를 많이 했다. 하지만 여러 대회를 통해 계속 만나다보니 ‘어차피 같은 선수로서 경쟁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예전만큼 신경쓰고 있지 않다”며 “겁이 별로 없다. 대회에 나가면 긴장을 하지만 긴장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내용이 좋지 않을땐 스스로 다독이기도 하고 점수를 잘 유지하고 있을 땐 일상적인 혼잣말을 하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고 말했다. 국가대표다운 당찬 발언이다.

금지현은 10m 공기소총에 정은혜(36·인천미추홀구청)와 함께 출전한다. 두 선수의 나이차는 무려 18살 차. 자신보다 훨씬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을 갖고 있는 정은혜는 금지현에게 멘토와 같은 존재다. 금지현은 “(은혜 언니와) 서로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길 바라고 있다. 언니가 조언도 많이 해준다. 대회에서 잘 안됐을 때 경험을 많이 들려주면서 ‘지금 성적이 안나와도 그건 그냥 과정일 뿐’이라고 조언해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정은혜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함께 국제대회를 나가면서 배운 점도 많다. 금지현은 “국제대회를 함께 나갔는데 표정 변화 하나 없이 자신의 루틴을 유지하더라. 난 아직 국제대회에 나가면 조마조마하는 마음에 평소보다 총을 쏘는데 시간이 더 오래걸린다. 힘든 부분도 많다. 언니의 여유로움을 보고 배워야한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경험하는 큰 규모의 국제대회에서 금지현에게 여러모로 많은 의지가 되는 정은혜다.

이번 대회 금지현의 목표는 메달 외에 또 있다. 좋은 성적을 거둬 소총 종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는 것이다. 당당한 포부를 지닌 ‘여고생 국가대표’ 금지현이 대회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팔렘방에서 누구도 예상못한 반전의 총성을 울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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