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사회 메인포스터 main_poster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지난 21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상류사회’는 여주인공 수애가 조깅을 하며 대한민국 부유층의 상징 타워팰리스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동안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민낯과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영화라고 소개하며 궁금증을 자아낸 변혁 감독의 신작 ‘상류사회’는 사실 최상류층의 민낯이라기보다는 최상류층을 욕망하는 마음이 빚어낸 이야기를 담았다.

학생들에게 인기와 존경을 동시에 받는 경제학 교수 장태준(박해일 분)은 우연한 기회에 시민 영웅이자 남다른 비전의 소유자로서 민국당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을 받는다. 또, “때(기회)를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때를 만드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는 야망 있는 아내 오수연(수애 분)에게 자극을 받은 듯 촉망 받는 정치 신인으로서 가능성을 한껏 내보이며 정치후원금부터 비서관과의 불륜에 이르기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미래 미술관 부관장인 오수연은 차기 관장 자리를 노리지만, 호락호락하지 않은 미술관장이자 재벌 사모님인 이화란(라미란 분) 때문에 기획했던 전시도 무산되며 자존심이 상한다. 회심의 한방을 노리며 미술품 거래를 위해 출장에 나서는 척, 미술관 재개관전에 세울 세계적인 아티스트이자 10년 전 연인이었던 신지호(이진욱 분)를 만나러 파리까지 날아간 수연은 지호와의 동침에도 스스럼 없다.

그런 가운데 수연의 미술품 거래와 태준의 선거 출마 뒤에 미래 그룹과 민국당의 어두운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이 점차 밝혀지고 수연과 태준은 상류사회 입성을 눈앞에 두고 위기에 처한다. 더욱이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더 대담한 계획을 하는 수연은 끝 모르고 추락하는 인생으로 비쳐져 보는 이들을 아쉽게 한다. 추악한 상류사회에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도 발걸음을 물리지 못하는 수연과 태준의 엔딩은 과연 어떨까.

결국 ‘상류사회’는 욕망의 민낯을 이야기하는 영화.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어버린 욕망의 표현으로 굳이 적나라하게 보여주지 않아도 될 배우들의 맨몸둥아리가 차례로 화면을 채운다. “중요한 건 퀄리티죠”(수애)부터 “주제만큼만 하자”(라미란), “선은 넘지 말자”(박해일) 등에 이르기까지 평범한 듯 하지만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대사들이 폐부를 찌르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강렬한 노출신들이 오히려 주옥 같은 대사는 까맣게 잊고 극장을 나서게 만드는 역효과를 일으킬까 우려한다면 기우일까.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은 욕망의 민낯의 불편함을 변혁 감독의 방식대로 그린 ‘상류사회’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오는 29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cho@sportsseoul.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