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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스원 노조원들이 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삼성에스원 본사 앞에서 성과연봉제 폐지 등 ‘단체협약 쟁취’와 ‘삼성에서 노조할 권리 보장’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 총력투쟁대회를 열고 있다.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삼성 계열 보안 전문기업 삼성에스원이 노조를 와해시키고자 직접 개입해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노조원에 대해 불이익을 준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삼성에스원과 에스원 노조간 갈등은 꽤 오랜 시간 이어져왔다. 지난해 8월 설립된 에스원 노조는 회사에 성과연봉제 폐지, 임금인상, 승진체계 개편 등 임금 및 단체협약을 요구했고, 지난달 26일까지 회사와 총 19차례 단체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지난 7월26일까지도 협상이 결렬되며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노조활동을 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임금 불이익이 크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삼성에스원노동조합원 60여 명은 3일 서울 삼성에스원 본사 앞에서 ‘삼성에스원 노동조합 총파업 총력투쟁대회’를 열고 이날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회사가 단체협약에 대한 조정이 결렬된 이후에도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조합원의 탈퇴를 종용하는 등 노조를 탄압했다”며 “단체협약 쟁취와 삼성에서 노조할 권리 보장을 위해 매일 삼성에스원 본사 앞에서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조합은 이날 사측에 ▲노동조합 활동 보장 ▲탄력근로 시간 제도 개선 ▲성과연봉제 폐지 ▲임금피크제 폐지 ▲직급졸업제(연차에 따른 승진) 시행 ▲기술팀 복원 ▲업무활동비 현실화 등을 촉구했다.

현재 에스원은 성과에 따라 직원들을 5단계로 분류한 뒤 연봉을 조정하는 성과연봉제를 운영하고 있다. 총 6400여명의 에스원 직원 중 약 70%가 성과연봉제 대상이다. 노조는 평가 기준이 투명하지 못하고 주관적이여서 노조에 대한 불이익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봉렬 노조 위원장은 “성과임금제에 대해 회사는 고성과자를 독려하기 위한 경영의 일환이라고 하지만, 임금 삭감을 빌미로 회사 쪽에 줄을 서게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노조측은 회사가 노조 탈퇴를 종용한 정황이 담긴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노조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노조에 탈퇴하면 집근처로 발령을 내주겠다”, “우리가 거래한 이야기는 절대 새나가서는 안된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노조는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보고 담당자를 지난달 16일 검찰에 고발했다.

해당 파일은 지난 1월 노조와 삼성에스원 간 첫 ‘단체교섭’을 앞둔 시점에 녹음된 것으로, 녹취 당사자는 당시 노조를 탈퇴하고 송파 지점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이후 이 조합원은 회사의 이 같은 행위가 부당하다고 판단해 노조에 다시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고 노조측은 전했다.

한편 노조는 교섭이 성사될 때까지 본사 앞에서 파업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melod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