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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SK 토종 에이스 김광현(30)이 2점대 방어율에 두자릿수 승수로 성공적인 복귀시즌을 마감했다. 가을잔치에서의 맹활약에 대한 기대도 함께 쏘아올렸다.
김광현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막았다. 팀이 6-2로 앞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가운데 6회말 마운드를 윤희상에게 넘겨주고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방어율은 2.95에서 2.98로 조금 올라갔다.
시즌 최종 성적은 방어율 2.98에 11승 8패를 기록했다. 136이닝을 던져 규정이닝을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팔꿈치 수술 후 투구 제한 등 철저한 관리를 받으면서 이룩한 2점대 방어율에 두자릿수 승수라 더욱 의미가 크다. 2점대 방어율은 2008~2010시즌 3년간 기록한 이후 통산 네 번째다.
수술 후 조심스런 피칭을 했지만 최고구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와 고속 슬라이더의 위력은 여전했다. 10일 두산전에서도 직구 최고구속 151㎞를 찍었고 슬라이더의 최고 구속도 웬만한 투수들의 직구구속과 맞먹는 143㎞를 기록했다. 특히 SK가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할 경우 마주칠 수밖에 없는 두산을 상대로 압도적인 피칭을 했다는 점에서 가을야구의 전망도 한껏 밝혔다.
김광현은 2016시즌이 끝난 후 팔꿈치 수술을 받고 지난해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그리고 올해 마운드에 복귀했는데 투구수와 이닝 등에 제한을 두며 철저한 관리하에 마운드에 섰다. 뿐만 아니라 6~7번 선발 등판하면 한 번은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해 충분히 휴식을 취하게 하는 등 혹시라도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해 세심한 관리를 받았다.
투구수 등에 제한이 있다 보니 투구이닝은 136이닝으로 만족스럽지는 않다. 25경기에서 136이닝을 던져 평균 5.1이닝을 소화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투구)를 12번이나 기록했다. 적은 투구이닝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시즌을 돌아보면 아찔했던 순간도 있었다. 6월 12일 KIA전에서 4이닝을 소화하고 팔꿈치에 묵직함을 느껴 조기 강판됐다. 본래 이날 경기 후 휴식을 주려고 했었지만 팔에 약간의 통증을 느껴 조기 강판되는 바람에 걱정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다행히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재활 투구 과정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로 판단됐다. 이전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려 23일 만에 1군에 복귀했다.
2007년 데뷔한 김광현은 2008년 16승4패 방어율 2.89의 눈부신 피칭으로 시즌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2010년엔 17승으로 자신의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2011~2012년엔 안면마비 등 예기치 않은 병치레 속에 부진한 해를 보냈다. 2013년 재기에 성공한 김광현은 2016년까지 4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며 SK의 에이스로 역할을 다했다. 그러나 팔꿈치가 말썽을 부렸다. 결국 수술대에 올랐고 1년을 통째로 쉰 뒤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김광현은 “팀이 승리하면 2위를 확정짓는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에 집중했다. 1회부터 만루홈런을 포함해 타자들이 점수내줘 편한 마음으로 던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2012년 이후 오랜만에 2위로 포스트시즌에 오르게 됐다. 준비 잘 하겠다. 그때는 준우승을 했는데 올해는 꼭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포스트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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