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류현진이 시즌 5번째로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4안타와 1볼넷만 허용하고 탈삼진 3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3승을 챙겼다. 다저스는 9이닝에 1점을 내줘 2대 1로 승리했다.2014. 4.18. 샌프란시스코(미 캘리포니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컨디션은 최상이다. 정신적으로 흔들리지만 않으면 충분히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LA 다저스 류현진(31)이 월드시리즈행을 확정짓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다.

류현진은 오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리는 밀워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다저스는 18일 벌어진 5차전에서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의 7이닝 1실점 역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5-2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앞서 있기 때문에 6차전에서도 이기면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한다. 류현진이 챔피언십시리즈에 마침표를 찍는 중책을 맡은 셈이다. 포스트시즌 패전이 없는 류현진이 다시 한 번 ‘빅게임 피처’의 위용을 드러내면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1차전까지 휴식기간 3일을 얻는다.

전망은 나쁘지 않다. 지난 14일 2차전 고전이 류현진에게 플러스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밀러파크의 특성을 파악했고 밀워키 타자와도 마주한 만큼 보다 2차전보다 부담없이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차전서 구위도 나쁘지 않았다. 일단 원정경기만 하면 구속이 80마일대 후반에 머물렀던 징크스서 확실히 탈출했다. 패스트볼 계열 구종의 구속이 90마일(145㎞) 이상 이었다. 다만 투수 웨이드 마일리에게 안타 2개를 맞았다. 3회말 마일리에게 2루타를 허용했고 5회말에는 올랜도 아르시아에게 솔로포를 내준 후 마일리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아르시아와 마일리, 그리고 로렌조 케인까지 3연속 안타를 맞은 류현진은 라이언 매드슨과 교체됐다. 마일리와 10구까지가는 승부에서 패한 후 케인에게 볼카운트 2-0으로 밀려 위기를 자초했다. 정신적으로 흔들린 기색이 역력했다.

류현진은 6차전서도 마일리와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 밀워키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은 5차전에서 선발 등판시킨 마일리를 원포인트로 기용하는 변칙을 펼쳤다. 마일리는 1회말 첫 타자 코디 벨린저에게 볼넷을 내준 뒤 브랜든 우드러프와 교체됐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상 처음으로 선발투수가 부상이 아닌 전략적인 이유로 한 타자만 상대하고 교체됐다. 마일리는 6차전에선 5차전보다는 긴 이닝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마일리의 공을 쳐야하는 다저스 타자들 만큼이나 류현진도 타석에서 맞이하는 마일리를 신경써야 한다. 빗맞은 안타라도 나오면 2차전 잔상이 다시 떠오를지도 모른다. 밀워키는 투수진 뿐만 아니라 야수진도 폭넓게 활용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 대부분이 투입된다. 밀워키의 변칙과 변수를 확실히 차단해야 하는 류현진이다.

다저스는 지난해 휴스턴과 월드시리즈서 7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무릎을 꿇었다. 6년 연속 지구우승을 차지하며 포스트시즌에 올랐지만 30년 동안 무관이다. 어느 팀보다 우승에 향한 갈증이 심하다. 류현진이 6차전서 챔피언십시리즈를 끝내면 다저스는 월드시리즈서도 정상적으로 선발진을 운용할 수 있다. 류현진이 월드시리즈에 등판할 경우 2001년 김병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정상무대를 밟는 코리안 빅리거가 된다.

한편 같은 날 벌어진 아메리칸리그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는 보스턴이 디펜딩 챔피언 휴스턴에 8-6 역전승을 거뒀다.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의 역전 결승 2점포와 좌익수 앤드루 베닌텐디의 그림 같은 다이빙캐치로 접전에 종지부를 찍었다. 보스턴은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1승만 보태면 대망의 월드시리즈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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