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만
SK 트레이 힐만 감독이 2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 감독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PO에 나서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문학 |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iaspire@sportsseoul.com

[문학=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 선착해 넥센을 기다렸던 SK 트레이 힐만 감독이 차분하고 신중하게 한국에서의 마지막 포스트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힐만 감독은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자체 청백전을 앞두고 PO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상대가 누구든 한화와 넥센 모두 훌륭한 팀이라 어떤 팀이 올라올 거라 예상하지는 않았다. 넥센은 운동신경이 뛰어난 팀이다. 기초적인 단련도 잘된 팀이다. 결국 투수를 어떻게 이끌어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거라 생각한다. 미국 포스트시즌도 보고 있지만 마운드 컨디션에 따라 경기 방향이 잡히고 있다”고 밝혔다.

단기전에선 경험과 ‘미친 선수’가 중요하다. 김광현, 김강민, 박정권 등 예전 SK 왕조 주역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힐만 감독은 “예전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선수들이 침착하고 자신감 있게 맞설 것이라 생각한다. 포스트시즌에 들어가면 모든 상황, 순간이 확대되는 게 많다. 타격, 수비 등 하나의 플레이만으로도 흐름이 바뀐다. 경험있는 선수들이 준비를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리드오프 김강민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베테랑이고 파워와 주루 등을 두루 갖췄다. 1차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술 후 재기에 완벽하게 성공한 팀의 에이스 김광현 활용법에 대해서도 선발로 고정했다. 다만 마무리 등 그 외 선수들의 보직에 대해선 끝까지 고민해볼 계획이다. 힐만 감독은 “김광현은 선발로 나가고 불펜에서는 절대 활용하지 않는다. 김광현이 몇 경기나 던질지 모르지만 매 이닝, 매 경기 몇 개의 공을 던질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제한을 두진 않을 것이다. 그래도 계속 상태는 시즌 때처럼 똑같이 체크하며 지켜볼 것”이라면서 “(앙헬)산체스는 불펜에서 활용할 계획이고 연습경기에서도 그렇게 던지고 있다. 마무리는 매치업에 따라 운용하려고 한다. 올시즌 세이브를 많이 올린 신재웅도 마무리 옵션이지만 김태훈, 김택형도 마무리로 투입할 수 있다. 문승원도 1, 2차전에 불펜에서도 던질 수 있다. 더 단단한 불펜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시즌 막판 가족의 건강 문제 등으로 SK의 재계약을 고사한 사실을 공식 발표한 힐만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을 끝으로 선수단과 이별해야 한다. “선수들로부터 ‘(우승)선물을 드리겠다’는 말을 들었는가”라는 질문에 “아무도 얘기 안하더라(웃음). 비록 떠날 예정이지만 무조건 선수들이, 팀이 나를 그리워할 거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렇게 얘기해주면 감사한 일이다. 함께 하고 있는 동안에는 나도, 선수도 집중해야 한다. 선수들과 최대한 오래 시간을 보내다 가겠다”며 한국시리즈를 향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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