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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문재인대통령이 1세대 벤처기업인과 유니콘 기업인등 7명을 청와대로 초청, 벤처기업 육성방안등에 대한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문재인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인 소득주도 성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혁신성장을 위해 발걸음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7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소득주도 성장을 위해 꼭 이뤄 내야 할 혁신 성장의 핵심기업 수장들을 청와대에 초청해 ‘혁신기업인 간담회’를 개최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네이버 이해진 GIO를 비롯해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김범석 쿠팡 대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권오섭 L&P코스메틱 회장,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등 7명이 참가했다.

1월7일 ‘중소·벤처기업인 초청 간담회’, 1월15일 ‘2019 기업인과의 대화’ 등에 이어 바로 혁신기업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가 개최돼 문재인 정부의 혁신기업을 통한 경제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된다.

김택진 대표는 지난달 15일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문 대통령 바로 옆자리에 앉아 관심을 모았고, 이번 혁신기업 간담회에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달 15일 있었던 기업인과의 대화에 당초 초청자 명단에 올랐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던 이해진 네이버 GIO는 지난 7일 열린 혁신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했다.

문재인 정부의 이러한 노력이 단순히 보여주기식 행사라는 비판을 넘어 실질적인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되려면 혁신기업 수장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남은 임기 동안 이들의 고충을 풀어주는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혁신성장’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일성에는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김택진 대표는 “다른 나라는 자국의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더 강고한 울타리를 만들어 타국 기업의 진입이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거꾸로 해외기업이 들어오는 것은 쉽고 자국 기업이 보호받기는 어렵다”고 한국 혁신기업의 고민을 털어놨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경쟁사들은 모두 글로벌 기업인데 그들은 한국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인터넷망 사용료나 세금을 내는 문제 등에서 적어도 국내기업과 해외기업에 법안이 동등하게 적용됐으면 한다”고 또다시 강조했다.

이들의 주장은 해외 사업자와의 ‘공정경쟁’이다. 중국 정부가 국내 게임에 판호를 내주지 않아 사실상 중국 진출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 게임의 국내 시장 공략은 거세지고 있다. 스마트 기기와 동영상이 핵심인 시대에 무엇보다 중요한 콘텐츠 시장에서 미국의 구글이나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도 내지 않고 무임승차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한해 몇백억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에 비교하면 공정경쟁의 관점에서는 말도 안 되는 현실이다.

혁신기업에 공정경쟁의 가치는 생명이나 다름없다. 지적재산권과 같은 무형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아야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해외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다. 향후 혁신기업이 대기업이나 해외 글로벌 기업에 인수되더라도 그만큼 높은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국내 기업 간의 공정경쟁을 넘어 해외 기업에는 혜택을 주고 국내 기업만 옥죄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세계 시장과 바로 경쟁해야하는 혁신기업 성장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과거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당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는 박근혜 대통령밖에 모른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정책도 오락가락했다. 하지만 창조경제를 백과사전에서 찾아보면 ‘새로운 아이디어, 즉 창의력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 유통업,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정의돼 있다. 어찌 보면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과 결을 같이 한다.

과거 창조경제는 성공하지 못했다. 대기업이나 글로벌 해외기업의 틈새에서 혁신기업과 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공정경쟁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하지만 당시 정부는 공정경쟁보다는 재벌·대기업 중심의 정책에 힘을 기울였다.

‘혁신성장=박근혜표 창조경제’가 되지 않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곱씹어야 할 때다.

jwki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