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역투펼치는 이민우
KIA 우완 이민우.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가 최악의 마운드 운영으로 ‘백업들의 반란’을 이어가지 못했다.

KIA는 6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키움과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4사구 12개를 남발하는 졸전 끝에 4-14로 완패했다. 경기 초반 0-3 열세를 3-3 동점으로 만들어 전날 승리 기세를 이어가는 듯 했지만 5회초에만 연속 볼넷을 빌미로 9점을 헌납해 고개를 숙였다. 위기 일수록 정면돌파를 선택하는 ‘젊은 혈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제구되지 않는 변화구로 일변하다 2스트라이크를 선점하고도 볼넷을 내주는 최악의 볼배합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필요하지만, 베테랑 주축이 대거 이탈한 시점에는 벤치의 적극적인 경기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한 경기였다.

1회초 박병호의 희생플라이와 장영석의 좌월 2루타로 3점을 먼저 빼앗겼다. 끌려가던 KIA는 3회말 반격에서 최원준의 볼넷과 류승현의 우전안타, 1사 1, 3루에서 터진 최형우의 우전 적시타로 한 점 따라 붙었다. 이명기가 우전 안타로 한 점 따라 붙은 뒤 박준태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다. 얕은 플라이였지만 키움 좌익수 박정음의 송구가 1루 더그아웃쪽으로 살짝 치우쳤고, 송구를 송성문이 커트하는 바람에 3루주자 최형우가 걸어서 홈을 밟았다. 흐름상 KIA가 기세를 올리는 순간이었다.

[포토]KIA 이준영, 실점없이 깔끔하게
KIA 투수 이준영.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하지만 5회초 최악의 경기력으로 광주구장을 찾은 1만 5302명 관중을 실망하게 만들었다. 구원등판한 이민우가 장영석에게 볼넷을 내준 뒤 송성문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1, 2루 위기에 몰렸다. 2스트라이크를 선점하고도 안일하게 들어가다 내준 안타였다. 키움 박정음이 희생번트를 시도했는데 3볼까지 몰렸다가 스트라이크와 번트 파울로 풀카운트까지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박정음의 배트 스피드, 번트 실패에 대한 아쉬움 등을 고려하면 빠른 공으로 승부 수를 던졌어야 했지만 어설프게 공략하다 좌전안타를 맞았다. 무사 만루에서 악몽이 시작됐다.

바뀐 투수 이준영이 주효상에게 0-2에서 7구 접전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결승타점을 헌납했고, 이정후에게 우전 적시타, 김하성에게 우전 적시타, 박병호에게 밀어내기 볼넷, 제리 샌즈에게 중전적시타를 각각 내줘 순식간에 5점을 잃었다. 무사 1, 2루에서 서건창에게 또 볼넷을 내줬고 문경찬에게 바통을 넘겼다. 수비 시간이 길어지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문경찬이 장영석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박찬호의 토스를 받은 류승현이 볼을 흘렸고, 후속 플레이도 하지 않고 한동안 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사이 두 명의 주자가 홈을 밟아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문경찬은 송성문과 박정음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끝내는 듯 했지만, 주효상에게 우전 적시타를 내준 뒤 이정후를 2루수 땅볼로 유도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40분 가까이 5회초 수비를 펼친 KIA는 6회 두 점을 더 내주고 완패했다. 투수교체 타이밍, 볼배합 모두 최악의 수준인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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