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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두산, 땡큐 어린이날 시리즈’
두산이 LG와의 어린이날 시리즈 연승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다. 잠실 한지붕 라이벌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떠나 침체된 분위기를 일소시키고 새 활력을 불어넣는 승리였기 때문이다. 두산은 3일부터 5일까지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3연전에서 모두 승리했다. 상대가 타일러 윌슨, 케이시 켈리, 차우찬 등 최고 선발진을 모두 가동시킨 가운데 스윕을 거둬 의미가 더 컸다.
두산은 어린이날 시리즌 전까지 10경기에서 6승4패를 기록중이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지만 속내를 보면 키움전과 한화전 루징시리즈가 끼어있었다. 28일 롯데전 사구로 인한 벤치클리어링 여파가 컸다. 톱타자 정수빈이 갈비뼈골절 부상을 입어 6~8주 결장이 불가피해진데다 감독은 막말 파문으로 벌금징계를 받았다. 선수는 다치고 감독도 징계를 받아 팀전체가 침울한 분위기였다. 그 여파일까. 한화와의 3연전에서도 1승2패로 밀렸다. 특히 타선이 타율 0.240으로 맥을 못 췄다.
그런데 어린이날 시리즈에서 LG를 만나 분위기가 바뀌었다. 전통의 라이벌인 두 팀간의 어린이날 더비는 시즌 성적과 상관 없이 감독의 운명을 좌우하기도 할 정도로 양팀에겐 중요한 승부다. 그래서일까 투타가 똘똘 뭉쳐 힘을 냈다. 3일 첫 머리엔 조쉬 린드블럼이 윌슨과의 에이스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4일엔 임시선발 이현호가 거함 케리와의 대결에서 4.1이닝 2실점(1자책)으로 호투하며 승리의 디딤돌을 놨다. 그리고 5일엔 방망이가 초반부터 폭발했고 후랭코프도 6이닝 무실점 투구로 화답했다. 특히 손목부상 등의 여파로 4월말까지 1할대 타율에 머물렀던 수비핵 김재호가 12타수 9안타 타율 0.750에 1홈런으로 완벽 부활을 알렸다.
LG는 직전 경기까지 8연승을 달리는 등 분위기가 최고조였다. 이 기간 팀방어율 2.68에 팀타율 0.319로 적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라이벌 두산을 만나자 경기가 꼬이고 말았다. 라이벌팀들간에 존재하는 예측불허의 변수 때문이다. LG는 지난해 어린이날 시리즈에서도 두산에 스윕을 당했다. 롤러코스터를 탔던 LG는 8연승 후 어린이날 직전 4연패로 하향세였고 결국 두산전을 포함해 8연패한 뒤 다시 반등했다.
하지만 늘 두산이 웃었던 것은 아니다. 2017년엔 LG가 두산에 3연전 완승을 거뒀다. 두산이 LG좌타자에 포커스를 맞춰 장원준, 함덕주, 유희관 등 좌투수를 나란히 선발로 냈지만 경기가 거듭될수록 LG의 방망이가 더 힘을 내며 완승을 거뒀다. 그해 전년도 통합우승 팀이었던 두산은 정규시즌 2위에 머물렀고 LG는 6위를 했다.
과연 올해는 어린이날 시리즈 여파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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