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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발렌시아 SNS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발렌시아는 이강인(18)을 쉽게 놓아줄 생각이 없다. 그만큼 가치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차지하며 한국의 준우승을 이끈 이강인의 거취가 좀처럼 결정되지 않고 있다. U-20 월드컵이 끝나기 전부터 소문이 무성했으나 아직까지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스페인 라리가의 레반테 임대설,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 이적설 등이 이어진 가운데 최근에는 스페인의 또 다른 팀 마요르카에서 이강인 영입전에 나섰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강인을 둘러싼 유럽 복수 클럽의 영입 경쟁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아직은 이적설만 무성한 가운데 스페인 언론 아스는 16일 보도를 통해 발렌시아가 이강인과의 계약을 1년 더 연장한 후에야 임대를 보내려 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발렌시아와 이강인의 계약은 2022년까지다. 지난해 4년 장기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아직 3년 넘게 남아 있다. 그러나 발렌시아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강인이 U-20 월드컵을 통해 뛰어난 기량과 잠재력을 증명했고 다음 시즌 다른 팀에서 임대생 신분으로 활약하면 더 큰 선수가 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가치도 훨씬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강인이 임대를 마치고 돌아오면 계약기간은 2년 남는다. 일반적으로 유럽 이적시장에서는 잔여 계약기간이 많이 남아 있으면 더 많은 이적료가 발생한다. 2년과 3년은 또 다르기 때문에 발렌시아는 1년이라도 더 계약을 연장해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1년 후 이강인을 이적시키면 바이아웃인 8000만 유로(약 1059억원) 이상을 챙길 수 있다는 계산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적 없이 팀에 잔류해도 발렌시아 처지에서는 손해 볼 게 없는 장사다. 특급 유망주 임대를 놓고 꼼꼼하게 손익계산서를 따진다고 볼 수 있다. 이적 작업이 지체되고 있는 가장 큰 배경이다.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부분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이적이 구체화되지 않고 자꾸 미뤄지는 것은 선수에게 좋지 않다. 원하는 팀이 많기 때문에 급할 이유는 없지만 다음 시즌을 생각하면 지금의 상황을 마냥 좋게 볼 수만은 없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후반기 정식으로 1군에 등록된 선수다. 시작부터 함께 시즌을 출발한 적은 없다. 경험 많은 선수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이강인은 아직 10대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면 하루 빨리 행선지가 확정돼야 한다. 새 팀 이적이 확실한 상황에서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새로운 감독과 동료들을 만나 새 시즌을 준비하는 게 좋다. 새 팀의 감독이 원하는 축구와 동료들의 스타일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스페인 라리가는 다음달 18일 개막한다. 이제 딱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이강인은 현재 발렌시아의 프리시즌 캠프에 참가해 몸을 만들고 있다. 발렌시아는 프랑스와 스위스, 영국, 독일 등을 돌며 실전 감각 쌓기에 나선다. 아직 이적이 확정되지 않은 이강인도 투어에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