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한진칼의 2대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지난해 12월 한진칼의 차입금 증액을 결정한 조원태 회장 등에 대해 소송을 벌일 방침이다. 이들은 지난해 한진칼 이사회가 단기 차입금을 늘리기로 결정하면서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는 점을 문제삼으면서 한진칼이 소송을 제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KCGI는 8일 법무법인 한누리를 통해 낸 보도자료를 통해 “한진칼 조원태·석태수 대표이사와 전·현직 사외이사 3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달라는 취지의 ‘소 제기 청구서’를 한진칼에 보냈다”며 “한진칼이 30일 안에 소송을 내지 않을 경우 직접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KCGI는 “한진칼 장부 열람 허용 가처분 과정에서 한진칼이 목적에 부합하도록 차입금을 사용할 계획이 없었으며 차입금 중 1050억원을 불과 2개월 만에 중도 상환한 것을 확인했다”며 “한진칼 이사들이 독립적인 감사 선임을 저지하기 위해 불필요한 단기차입금을 조달해 회사에 이자 비용에 해당하는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6월에도 KCGI는 한진칼이 지난해 12월 차입금 상환자금 및 운영자금 확보를 이유로 단기차입금을 1600억원 늘린 조치를 두고 자금의 사용내역을 공개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한진칼이 해당 차입금 증액을 통해 인위적으로 자산총액 2조원 이상으로 늘려 현행 감사제도를 감사위원회로 대체하고 최대주주의 의결권이 제한되는 감사 선임을 봉쇄하기 위한 시도라는 주장이다.

감사를 선임하면 최대주주만 의결권이 3%로 묶이는 데 비해 감사위원을 선임할 경우는 모든 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돼 총수 일가의 경영권 방어에 유리할 수 있어서다.

또 KCGI는 “단기차입금 증액 결정이 독립적인 감사의 선임을 저지하고 지배주주 강화 방편으로 감사위원회를 도입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면 이사로서 선관주의 의무와 충실 의무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차입금을 증액한 것으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KCGI는 한진칼이 30일내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 주주대표 소송을 위한 소장을 직접 법원에 접수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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