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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다음달로 예정된 평양 원정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1일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의 코페트다그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북한도 같은 날 스리랑카 콜롬보의 레이스 코스 국제 경기장에서 열린 스리랑카와의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2연승과 동시에 조 1위로 올라섰다.
북한은 예상 외 탄탄한 전력으로 선전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8위인 북한은 2차예선 1차전에서 복병으로 꼽히던 레바논(87위)을 2-0으로 꺾었다. 정일관, 장국철이 중심을 잡는 가운데 최근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에 입단한 1998년생 한광성도 힘을 보태고 있다. 게다가 북한은 두 경기 연속 원정에서 모두 무실점을 기록하며 견고한 수비도 선보였다.
이제 시선은 다음달에 있을 북한 원정으로 향한다. 대표팀은 다음달 10일 스리랑카를 홈으로 불러들여 2차예선 2차전을 치른 뒤, 15일 북한 원정길에 오를 예정이다. 북한 원정 경기가 성사된다면 1990년 10월11일 친선전 이후 무려 29년 만이다.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 3차예선과 최종예선에서 북한과 만났지만, “평양에 태극기를 게양하고 애국가를 연주할 수 없다”는 정치적인 이유로 제3의 장소인 중국 상하이에서 경기를 치른 바 있다.
물론 북한 원정에 대한 세부 일정은 경기를 한 달여 앞둔 현재도 정해지지 않았다. 성사 여부조차 확실하지 않다. 축구협회는 북한 측 입장을 기다리는 중이다. 벤투 감독도 조 편성이 확정된 후 “북한이라고 큰 의미를 두진 않는다. 두 경기씩 치르는 만큼 준비를 잘하도록 하겠다”며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평양 원정’이라는 특수성은 기대감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한 요소다. 더욱이 북한에서 친선경기가 아닌 월드컵 예선이 진행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월드컵 예선의 첫 단추를 잘 꿴 태극전사들이 평양 땅을 밟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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