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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인 우지원. 고창 | 이용수기자

[고창=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농구 현역 때 내 마음대로 공 보냈는데…골프는 쉽지 않다.”

JTBC 골프 채널의 인기 예능으로 자리잡아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방송되는 ‘맘스터치 레전드 빅매치 시즌 5’는 OB와 YB로 나뉜 스포츠 레전드들의 맞대결로 사랑받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의 주력 종목이 아닌 골프 맞대결이기에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난 15일 첫 방송은 2대2 매치로 ‘포볼 베스트 볼’ 방식으로 진행됐다. 장윤창(배구) 교수와 박노준(야구) 교수가 OB팀의 선봉장으로 나섰고 이운재(축구) 코치와 우지원(농구) 위원이 OB의 대표로 제일 먼저 출전했다. 20년여 구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OB팀은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한 반면 동갑내기 YB는 골프 실력이 좋기로 소문난 이운재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우지원은 그의 곁에서 도움을 줬다. 결국 우지원과 이운재의 합작에 YB는 OB에 ‘3UP’으로 앞서며 첫 경기를 마무리했다. 예능과 실력을 함께 보여주려 노력한 우지원은 스포테이너로서의 재능을 마음껏 보여주고 있다.

-레전드 빅매치 참가 소감은.

지난해 (레전드 빅매치에 출연해)잠깐 1홀 정도 맛만 봤다. 정식으로 (출연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내가 골프를 늦게 시작했다. 지난해 연예인 고수들의 실력을 봤다. 하지만 올해는 스포츠계 선배들이기에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골프는 언제 시작했나.

지난 2010년 은퇴해서 바로 골프 프로그램을 6개월간 했다. 그 당시 골프채를 처음 잡았다. 방송하면서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면서 8번 골프를 배웠다. 그 뒤로 아예 못하다가 지난해부터 골프를 제대로 시작했다. 내 인생에서 골프는 올해가 2년차다.

-골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계기가 있나.

골프 행사에 가면 운동선수에 대한 기대가 크다. 연습하지 않으면 누가 잘 치겠느냐. 그래서 계기가 있어야 되겠다고 생각해서 지난해부터 제대로 시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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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인 우지원. 고창 | 이용수기자

-시작한 이후 골프 실력 어느 정도 늘었나.

내 인생에서 골프 라운딩은 지난해 가장 많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나간 것 같다. 올해는 별로 못 쳤는데 아직 부족하다. 아마추어다. 이제 80타 중반 정도 된다. 선배들은 이븐, 싱글친다더라. 프로그램 나와서 많이 배우고 있다.

-이번 대회가 선수 때 긴장감을 느끼게 하나.

지난해와 올해 2번 현역 선수들과 대회를 치른 적 있다. 운동했다고 감각만 믿고 골프 쳤다가 낭패도 봤다. 연습 안 했는데 어떻게 잘 치길 바라겠나. 뭐든 열정적으로 해야 성과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대회를 즐기면서도 타이트하게 쪼는 맛도 있다.

-경쟁을 어떻게 느끼고 있나.

지난해 출연해서도 김성수, 박광현을 봤을 때 정말 잘 치더라. 연기자도 카메라 앞에서 칠 땐 평소보다 못 쳤다. 하지만 우리는 경쟁에 익숙하기에 살짝 긴장감을 즐겼다. 농구할 때도 관중 없는 경기장에 가면 힘이 안 난다. 지난해 대회 때는 많은 기대를 받다보니깐 집중력도 생기고 힘이 났다.

-농구와 골프는 어떻게 다른가.

골프는 더 감각적인 부분을 요구한다. 나는 농구에서 3점 슛을 담당했기에 자신있다. 문제는 움직이는 공이 아닌 멈춰 있는 공이 더 쉬워야 한다. 정확히 쳐서 내가 원하는 위치로 보는 게 쉽지 않더라. 현역 때는 내 마음대로 공을 보냈는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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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인 우지원. 고창 | 이용수기자

-골프의 매력은 무엇인가.

골프는 우리의 인생과 같다. 농구도 1~4쿼터 모두 똑같을 수 없는 것처럼 골프는 더 많은 변수가 있더라. 18홀 동안 장갑 벗어봐야 안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어렵다. 여러 변수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면서 사람 사는 인생과 똑같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방송에 자주 나온다.

서장훈은 완전 방송인 됐다. 나는 유소년아카데미교실을 하면서 스포츠인과 방송인을 넘나들고 있다. 여름 이후부터 방송을 늘리고 있다. 선수는 이제 과거다.. 엔터테이너로서 찾아주는 곳이 있으면 긍정적으로 방송을 하려고 한다.

-스포테이너가 많이 활동 중이다.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가.

서장훈이나 안정환도 처음부터 목표를 두고 시작한 게 아니다. 하다 보니 방송인 쪽으로 흐른 것이다. 나 또한 농구 관련 일은 평생 놓지 못할 것이다. 농구로 먹고 살았기에 보답해야 한다.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방송은 장점이 많은 콘텐츠이기에 잘 활용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일하는 부분도 있지만 농구가 예전만 못하기에 농구 관련인들이 자주 노출해서 새로운 이미지를 쌓아가고 싶다. 농구인들이 미디어에 노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대중의 농구에 관한 관심도 예전에 비해 떨어졌다. 최근 현주엽 감독이 맡은 창원 LG 성적이 좋지 않아 기사도 나왔지만, 한 시대를 살았던 사람으로서 모르는 사람도 경기장으로 찾아 올 수 있도록 대중과 함께 호흡했으면 한다.

-프로 골퍼들에게 방송에 관해 조언해주는 부분도 보였다.

방송에서 나도 소극적인 사람이었다. 소극적이면 결국 편집될 수밖에 없다. 잘 된 것만 쓰이고 결국엔 좋을 게 없더라. 기다릴 게 아니라 스스로 열매를 따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어릴 때부터 TV에 나오다보니깐 적극적으로 보이려고 한다. 좋은 모습이든 허당인 모습이든 열심히 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니깐 여기서 내가 분위기메이커가 되고 있다.

-둘째날부터 박노준 교수의 말이 트였다.

대회이기에 너무 진지하시더라. 인격도 좋으신 분인데 편하게 해달라고 말씀드렸다. 그러니까 이제는 장난도 치고 말씀도 많이 해주시더라.

-골프와 농구 중 어떤 게 더 어렵나.

정복은 안 되는 건데 둘 다 어렵다. 농구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했다. 골프는 그에 비하면 객곽적으로 봤을 때 못 갔으니깐 골프가 더 어려운 것 같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골프 구력이 짧아서 아쉬운 부분도 있겠지만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되다면 골프 방송에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더 나아가서는 스포츠인, 엔터테이너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