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앳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쌀쌀해지는 겨울, 마음 따뜻해지는 달콤한 ‘평행세계’ 로맨스가 찾아왔다.

영화 ‘러브 앳’(위고 젤랭 감독)은 더 이상 한국 관객에게도 낯설지 않은 평행 세계를 주제로 신선한 로맨스를 그린다.

라파엘(프랑수아 시빌 분)은 스타 베스트셀러 작가다. 뉴스에도 나오고, 본인의 책이 영화화를 논의하는 등 그야말로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다. 그에게는 사랑스러운 아내 올리비아(조세핀 자피 분)가 있다. 학교에서 우연한 기회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첫 눈에 반하고 서로를 응원하며 사랑을 키워왔다. 그러나 바빠진 라파엘은 올리비아에게 소홀하게 됐고, 올리비아는 서운함을 느낀다. 결국 올리비아와 라파엘은 다투게 되고 라파엘은 만취 상태로 잠든 뒤 아침을 맞게 된다.

그런데 평소와는 다른 느낌의 아침이다. 라파엘은 스타 작가에서 중학교 문학 선생님이 돼있었다. 피아노 선생님이었던 올리비아는 유명한 피아니스트의 모습이었고, 심지어 라파엘을 전혀 알아보지 못한다. 라파엘은 자신이 평행세계로 왔음을 알게 되고, 운명적 사랑이었던 올리비아와 관계가 소원해진 것이 원인이라 생각한다. 이에 라파엘은 친구 펠릭스(벤자민 라베른헤 분)의 도움을 받아 올리비아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나선다. 하지만 올리비아의 곁에는 거의 남편과 다름 없는 완벽한 남자 마크(아마우리 드 크레앙쿠르 분)가 있다. 역경 속에서도 라파엘은 올리비아와 다시 사랑에 빠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누구나 “만약에”라는 생각을 하고, 이뤄지지 않은 것 혹은 다른 선택을 했을 때를 상상해보곤 한다.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던 영화 ‘라라랜드’(데이미언 셔젤 감독)에서도 주인공들이 선택하지 않았던 길을 그렸던 마지막 장면이 여전히 명장면으로 꼽히고 있을 정도다. ‘러브 앳’은 이 “만약에”라는 상상을 유쾌하면서도 달콤하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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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할 수 있는 로맨스 코미디를 평행세계라는 새로운 세계에 접목시키는 이색 조합은 신선했다. 그렇다고 평행세계를 억지스럽거나 과하게 표현하지 않았고, 실감나고 공감할 수 있게 표현해냈다. 여기에 극중 라파엘이 쓴 SF 소설 ‘졸탄과 섀도우’와 영화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연출 구성은 새로우면서도 독특한 ‘러브 앳’만의 색을 드러냈다.

라파엘 역의 프랑수아 시빌도 자연스러운 연기를 통해 평행세계에서 혼란을 느끼는 인물을 리얼하게 연기했다. 무엇보다 올리비아 역의 조세핀 자피는 바라만 봐도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도 실제 연인 같은 케미를 보이며 보는 이의 연애 세포를 자극했다. 펠릭스 역의 벤자민 라베른헤도 ‘프랑스 납뜩이’가 떠오를 정도로 제대로 감초 연기를 해냈다.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프랑스 파리의 풍경을 스크린에 담으며 저절로 생기는 로맨스 감성을 더했다. 러닝타임 내내 마치 파리 한복판에서 사랑에 빠진 따스한 마음을 선물 받은 느낌이다. 아티스트 사쥬가 참여한 OST 역시 아름다운 풍경과 어우러지며 감성을 배가시켰다. ‘이프 온리’(2004), ‘원데이’(2012), ‘어바웃 타임’(2013)의 명맥을 잇는 판타지 로맨스의 등장이다. 러닝타임 118분.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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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크리픽쳐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