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조여정 \'화사한 미소\'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2019년 누구보다 빛난 한해를 보낸 배우 조여정이 드라마로 돌아왔다. 99억을 움켜쥔 여자로 변신한 그가 ‘동백’ 공효진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오후 서울 구로구 라마다 서울 신도림 호텔에서 열린 KBS2 새 수목극 ‘99억의 여자’ 제작발표회에는 김영조 감독과 배우 조여정, 김강우, 정웅인, 오나라, 이지훈이 참석했다.

‘99억의 여자’는 우연히 현금 99억을 손에 쥔 여자가 세상과 맞서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가난과 가정 폭력에 시달리며 삶을 버텨가던 여자에게 찾아온 ‘현금 99억’과 이를 둘러싼 탐욕스러운 복마전이 주요 플롯이다.

이 작품에서 조여정은 주인공 장서연을 맡았다. 차가운 현실 속에 갇혀버린 여자가 99억을 지키는 싸움을 통해 비정한 욕망을 직시하고 비열한 적폐를 소탕하며 스스로 강해지는 인물이다. 아들의 죄를 덮으려 분투했던 엄마의 모습을 그렸던 전작 JTBC ‘아름다운 세상’과 순진한 사모님을 연기했던 영화 ‘기생충’ 속 모습과도 상반된 캐릭터다.

조여정은 “절망의 끝에서 큰 돈을 손에 쥐게 되면서 인생의 방향이 뜻하지 않게 흘러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캐릭터”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전과 정반대 캐릭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상상하기도 어려운, 힘든 삶을 산 인물인데 그냥 해보고 싶었다. 이렇게까지 힘든 상황에서는 사람이 어떻게 될까 궁금하기도 했고, 담담하고 대범한 이 여자에 매력을 느꼈다”고 캐릭터를 택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절망의 끝에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서연이를 보면서 희망과 작은 위안을 얻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오랜 시간동안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조여정의 진가는 올해 유독 돋보였다. 1997년 패션잡지 모델로 데뷔한 뒤 드라마 ‘장희빈’ ‘얼마나 좋길래’ ‘로맨스가 필요해’ ‘베이비시터’ ‘완벽한 아내’ ‘아름다운 세상’ 등부터 영화 ‘흡혈형사 나도열’ ‘방자전’ ‘후궁: 제왕의 첩’ ‘인간중독’ ‘워킹걸’ 등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꾸준한 활동을 펼쳤고, 올해 영화 ‘기생충’으로 데뷔 후 최고 전성기를 맞았다. 배우 생활 20년만에 얻은 값진 성과다.

[포토] 정웅인-조여정-오나라-이지훈-김강우 \'사랑해 주세요\'

최근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그 누구보다 빛나고 있는 조여정이지만 여전히 그는 연기에 대해 “힘겹다”고 말했다. “타이틀롤 뿐만 아니라 제게는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항상 도전이었다. 캐릭터를 맡을 때마다 매 순간 부담스럽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힌 조여정은 “도전을 할 때마다 무섭지만 파트너들을 믿고 던지면서 작품을 해나가는 거 같다. 힘겹게 해나가고 조금씩 발전해나가고 있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수상에 대해서도 “연기는 완성이 없지 않나.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서 힘내라고 주신 상이라 생각한다”며 “배우는 혼자 있으면 불완전하고 미완성의 존재다. 그런데 상을 받았을 때 현장에 있으니 참 좋더라. 제가 마음을 우왕좌왕 하지 않고, 내가 할 일이 연기라는 걸 체감하게 해줘서 좋은 거 같다”고 설명했다.

시청률 23.8%를 달성하며 올해 최고 흥행작으로 꼽히는 ‘동백꽃 필 무렵’을 지울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99억의 여자’의 타이틀롤을 맡은 조여정은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보단 기대감이 커 보였다. 조여정은 “전작이 사랑을 많이 받은 건 다음 주자로서 좋은 일이다. ‘동백꽃’과는 전혀 결이 다른 작품이라 시청자들이 보시는 재미가 크실 거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강우, 오나라, 정웅인 등 베테랑 배우들이 조여정이 그려갈 서사에 힘을 보탠다. KBS2 ‘해운대 연인들’ 이후 7년만에 재회한 김강우에 대해 “의지를 많이 했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역시나 듬직했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또 조여정과 부부호흡을 맞추는 정웅인은 조여정의 수상을 언급하며 “체구가 작은 배우인데 너무나 큰 배우가 됐다. 가문의 영광이다.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랑 언제 연기를 해보겠나. 여정이 옆에 ‘기생충’처럼 딱 붙어서 기생하고 싶다. 괴롭히는 역할이지만 귀엽게 봐달라”고 덧붙였다.

‘99억의 여자’는 오는 4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