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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K리그 겨울이적시장에서 골키퍼 연쇄 이동 조짐이 화두로 떠올랐다.
대구와 계약 기간 만료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가 최대어로 꼽히는 가운데 김동준(성남), 양한빈(서울) 등 리그 정상급 골리앗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대 관심사였던 조현우의 새 행선지로는 울산이 유력하다. 울산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1일 “조현우의 울산행이 유력하다. 기초군사훈련 중인 조현우가 조만간 퇴소한 뒤 울산과 최종적으로 만나 사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울산 관계자는 “애초 수비수 정승현에게 관심을 두고 협상하는 과정에서 (에이전트가 같은) 조현우 얘기가 나오긴 했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고 했다. 조현우의 울산행은 지난해 여름 친정팀에 복귀한 프랜차이즈 스타 김승규의 거취와 맞물렸다. 김승규가 J리그 가시와 이적이 확정되면서 대체자 마련에 분주해지면서다.
울산은 누구보다 팀 사정을 잘 아는 김승규를 끝까지 붙잡으려고 애썼다. 새해를 이틀 앞둔 지난달 30일에도 울산과 김승규가 잔류를 두고 한 차례 더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승규가 한 번 더 해외 무대에서 도전을 원했다. 특히 가시와를 이끄는 넬시뇨 밥티스타 감독은 김승규가 지난 2015년 말 J리그 비셀 고베로 이적했을 당시 사령탑을 맡았다. 김승규는 밥티스타 감독 시절 주전으로 중용됐지만 그가 2017년 여름 팀을 떠난 뒤엔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밥티스타 감독은 이후 브라질 스포르트 헤시페를 이끌다가 지난해 말 가시와 감독으로 J리그에 복귀했다. 골키퍼 보강 과정에서 ‘옛 제자’ 김승규를 강력하게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가시와가 김승규의 바이아웃에 해당하는 이적료를 제시했고 고연봉을 보장했다. 울산으로서는 스스로 이적 의지를 품은 김승규를 붙잡을 동력이 없었다.
때마침 조현우와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애초 유럽 진출을 목표로 했던 그는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서 지난해 K리그 3연패를 이룬 전북과 연결됐다. 그러나 전북이 기존 수문장 송범근 체제로 2020시즌을 꾸리기로 내부 견해를 모았다. 비슷한 시기에 김승규의 이적 소식이 전해지면서 협상 레이더를 울산으로 돌렸다. 한 관계자는 “조현우가 현재 기초군사훈련으로 훈련소에 있는데 연봉 규모 등 세부적인 사항을 두고 최종적으로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 역시 조현우 잔류를 설득하고 있지만 (자금력에서 앞서는)울산이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물론 또다른 변수도 있다. 울산은 조현우를 고려하기 전 올림픽 국가대표를 지낸 김동준까지 고려했다. 그러나 10억원이 훌쩍 넘는 김동준의 바이아웃에 양 구단 견해가 좁혀지지 않았다.
연쇄 이동에 함께 거론되는 건 양한빈이다. 서울은 유상훈과 양한빈 등 즉시 전력감 골키퍼 2명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 시즌 우승권 전력을 갖추기를 희망하는 만큼 올 시즌 주전 활용 횟수가 더 많은 유상훈 대신 양한빈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대두됐다. 대구가 조현우를 잔류시키지 못하거나, 성남이 김동준을 타 팀에 내줬을 경우 양한빈 영입을 우선순위로 둘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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