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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프리에이전트(FA) 시장 ‘부익부 빈익빈’이 선수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KBO리그에 에이전트(선수 대리인) 제도가 도입 3년 차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9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은 ‘프로스포츠 선수 에이전트 계약현황’에 따르면 2019년 1~8월 KBO리그 에이전트 계약률은 12.9%이다. 도입 첫해(7.0%)보다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시장 규모는 작은 편이다. 아직 제도가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상태에 FA 시장까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에이전시들 사이에서도 양극화가 공고해지는 모습이다. 대규모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며 KBO판 ‘슈퍼 에이전트’로 거듭난 업체도 있지만, 중·소형 FA 선수들과 함께 한파를 온몸으로 맞으며 사업의 지속 여부를 고민하는 에이전시가 공존한다.
현재 KBO리그에서 에이전트가 수입 극대화를 하려면 ‘양보단 질’ 전략을 써야 한다. KBO가 밝힌 권장 수수료 비율은 5% 선으로, 거칠게 계산해 보면 S급 FA가 몸값 100억원에 계약하면 에이전시에는 5억원이 떨어진다. 이런 수입 규모를 10억원 대 준척급 자원으로 맞추려면 10명을 계약해야 한다. 그러나 2020년 FA 자격을 받은 선수가 24명인 것을 고려하면 한 해 공시 선수 중 절반 가량 한 에이전시가 보유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게다가 KBO는 한 에이전트가 구단당 3명, 한 회사에서 15명 이상 계약할 수 없도록 제한해 뒀다. 대어를 낚은 에이전트가 자연스레 시장의 절대 우위를 점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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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 계에서 일종의 ‘대기업’이 된 회사가 리코스포츠다. 이미 에이전트 제도 도입 이전이었던 2016년부터 김현수(LG), 박병호(키움)의 미국 메이저리그(ML)행을 연이어 성사시키며 야구계 유명인사가 됐는데, 2018년 KBO리그에 정식으로 제도가 시행된 후에도 매해 시장의 거물급 선수들로 그해 최고 수준의 계약을 끌어내왔다. FA 거품 ‘막차’였던 2019년에도 양의지(NC)와 이재원(SK)에 각 ‘4년 125억원’, ‘4년 69억원’을 안겼고, 2020년 안치홍을 ‘바이아웃’, ‘옵트아웃’ 등이 포함된 메이저리그식 계약으로 ‘2+2년 최대 56억원’에 롯데로 보내며 이번 FA 시장 유일한 이적생으로 남겼다.
ML 진출 열풍이 수면 아래에서 맴돌고 있고, FA 시장에는 한파가 찾아든 상황이다. 군소 에이전시들의 앓는 소리는 해마다 커질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선수 출신 에이전트가 소위 ‘형 동생 사이’로 지내던 후배들과 친목을 기반으로 고객을 확보했다. 그러나 제도가 도입된 이후로는 전문가적 면모가 중시되는 쪽으로 업계 환경이 바뀌었다. 정을 기반으로 한 영업이 더는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번 FA 시장에서 추위에 떨던 몇몇 베테랑 선수들은 원소속구단과의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에이전트와 계약을 해지하고 스스로 전면에 나서기도 했다. 구단의 오버페이 흐름에 편승해 한 몫 잡으려던 에이전트 난립이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분위기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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