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단 한 번의 범죄 행위가 선수 생활 종료로 이어진다. 프로축구연맹이 올해부터 성범죄자 선수를 제명하기로 했다.

연맹은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강간, 유사강간, 강제추행, 기타 성폭력 처벌법 제2조의 성폭력 범죄를 저지를 선수, 감독, 코칭스태프를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에는 6개월 이상의 자격정지, 10경기 이상의 출전정지, 1000만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 등의 징계가 가능했지만 2020년부터는 곧바로 K리그 선수 자격을 박탈당하게 된다. 축구로 예를 들면 옐로카드가 사라지고 바로 레드카드가 나오는 ‘원아웃’ 제명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성범죄 사실을 은폐하다 적발되면 징계 양정을 가중할 수 있고, 클럽이 소속 선수, 혹은 코칭스태프의 범죄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상의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다. 기존보다 훨씬 징계 수준이 강력해진 것이다.

더불어 연맹 규정 제23조에 따라 성범죄를 비롯한 기타 범죄에 연루되면 최대 90일의 활동정지에 들어가게 된다. 법원에서 최종판결이 나오지 않아도 검찰 차원의 구속이 가능한 것처럼 연맹은 상벌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대상자에 대한 활동정지를 명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범죄 확증이 되지 않는다 해도 K리그 전체의 이미지를 고려해 최종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도록 강제한다는 의미다.

연맹이 이처럼 성범죄 연루자에 대해 강력한 처벌 규정을 마련한 이유는 한 명이 리그 전체에 미칠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성범죄는 가장 추악하고 죄질이 나쁜 편에 속한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스포츠계에서도 ‘미투 운동’이 부는 등 성범죄에 대한 적극적인 제재가 이뤄지고 있다. 한 명이라도 성범죄자가 나오면 개인뿐 아니라 팀과 K리그 이미지, 브랜드 가치가 치명타를 입게 된다. 평소에는 K리그에 관심이 없는 미디어도 사건, 사고가 터지면 자극적인 단어를 동원해 보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칫 K리그가 공들여 쌓은 탑이 한 번에 무너질 우려가 있다. 연맹은 강력한 처벌 규정을 통해 선수들이 경각심을 느끼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에도 사례가 나온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은 이미 지난 1~2년 사이 몇 차례 규정을 강화했기 때문에 기존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혈중알콜농도가 면허정지처분 기준에 해당할 경우 선수와 감독 등 코칭스태프는 8경기 이상~15경기 이하의 출장정지, 혹은 500만원 이상의 제재금을 부과 받는다. 혈중알콜농도가 면허취소처분 기준에 해당하면 15경기 이상, 25경기 이하 출장정지에 800만원 이상의 제재금이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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