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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MWC행사장 전경.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한국과 미국, 유럽 등 주요 ICT업체들이 연이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2020년 세계이동통신박람회(MWC)에 불참하면서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인 LG전자를 비롯해 에릭슨, 엔비디아, 아마존에 이어 최근에는 소니와 통신업체 NTT도코모 등이 이달 24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MWC행사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매년 2월말께 열리는 MWC행사에는 중국 기업들의 비중이 상당히 컸다. 무엇보다 MWC 행사 특성상 참가자들이 직접 기기를 만지고 체험하는 과정에서 감염 위험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참가를 꺼리는 분위기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과거 MWC 규모에 비춰볼 때 올해 MWC에는 관람객 10만명 이상이 몰리고 그중 중국인 관람객이 2만∼3만명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소니는 지난 10일(현지 시각) “지난달 30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한 이후 감염증 확산 추이를 면밀히 점검해 왔다. 고객, 파트너사, 미디어 관계자,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MWC 참가·전시를 철회하기로 어렵게 결정내렸다”고 밝혔다. 소니는 이번 MWC에서 플래그십 스마트폰 ‘엑스페리아5 플러스’를 공개할 예정이었다. 이에 소니는 신제품 공개를 오는 24일 유튜브 엑스페리아 채널을 통해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같은 날 통신업체인 NTT도코모도 신종코로나를 이유로 불참을 선언했다. 요시자와 가즈히로 NTT도코모 사장은 회사 차원의 불참과는 별도로 이 행사에서 예정돼 있던 기조연설까지 취소할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아마존도 성명을 통해 “신종 코로나 발병과 지속적 우려 때문에 MWC 2020에서의 전시와 참가를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MWC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웹서비스(AWS) 관련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유럽 통신장비업체 에릭슨, GPU 분야 1위 기업 엔비디아도 또한 같은 이유로 불참 행렬에 동참했다. 에릭슨은 5G(5세대 이동통신)의 새로운 기업간거래(B2B) 적용 사례를 공개하려던 계획을 국가별 이벤트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도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개발자 행사 ‘GTC’에서 신기술을 공개하기로 했다.

화웨이, ZTE, 오포,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은 MWC 전시에는 참가하지만 파견하는 참가단 규모를 과거보다 대폭 줄이기로 했다. 다만 ZTE는 MWC에서 예정했던 신제품 기자간담회를 취소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LG전자가 가장 먼저 전시 취소를 결정했다. LG전자는 MWC에서 새 플래그십폰 ‘V60 씽큐’와 ‘G9 씽큐’를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국가별 출시행사를 통해 신제품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출장단과 부스 인력을 최소화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신임 구현모 KT 사장은 최소 인원으로 출장단을 구성해 참가하기로 했다.

주최 측인 GSMA는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따른 추가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국 후베이성에서 오는 모든 입국자의 출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특히 중국에 체류했던 여행객은 중국 밖에서 14일 이상 체류했다는 증명서를 내야 하고 참가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와 접촉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또한 행사장에 열 감지 시스템을 도입하고 식사와 화장실, 입구·출구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간에 세척과 소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melod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