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창수
진창수가 부천FC에서 뛰던 시절 유니폼을 걸어놓은 카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천=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1부리거가 되기 위해 한계 끝까지 도전할 겁니다.”

오직 하나의 목표만 보고 현해탄을 건넌 재일교포 진창수(34)의 도전은 계속된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그의 도전은 어느덧 12년째에 이어지고 있다. K3리그 포천시민구단을 통해 국내 축구에 발을 내딛은 그는 실업 무대를 거쳐 2013년에야 고양 HiFC에서 프로 데뷔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그는 왕성한 활동량과 적재적소에서 공격 포인트를 터트리는 공격 본능으로 K리그 개인 통산 184경기 36골20도움을 기록 중이다.

오랜 시간 국내 무대에서 활약했고 선수로서도 말년에 접어든 만큼 은퇴를 고려할 법하다. 그러나 그는 2008년 현해탄을 건너며 다짐한 자신과의 약속인 ‘1부리그 입성’을 달성하기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진창수는 “어릴 적부터 (재일교포라는) 신분 때문에 국가대표를 꿈꾸진 않았으나 프로 1부에서 뛰고 싶은 꿈은 있었다. 그래서 1% 가능성만 보고 한국에 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진창수
팀을 찾고 있는 진창수.

국내 무대에서 아마추어부터 프로까지 모두 경험한 진창수는 꿈을 이루기 위해 환경이 어떻든 최선을 다했다. 최근 향한 팀마다 적지 않은 나이 탓에 재계약하지 못하고 방출됐으나 그는 베테랑으로서 좋은 기량을 보여줬다. 진창수는 “내 자신에게 더 냉철했어야 하는데 만족했던 것 같다. 선수는 1경기만 잘하는 게 아니라 다음 경기도 잘해야 한다. 30경기를 잘하고도 마지막 6경기를 못하면 소용 없다”고 반성했다. 지난 시즌이 오버랩된 것이다. 부천에서 나온 뒤 6개월간 팀을 찾다가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 마감 3일 전 안산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전 데뷔골을 터트리며 그는 바로 한 방을 보여줬다. 그러나 그는 수원FC전에서 당한 안면골절 탓에 지난 시즌 8경기 밖에 뛰지 못했다. 진창수는 “간절한 상황에서 뛸 기회를 준 팀에 감사해서 몸을 날려서 뛰었다. 당시 경기가 팽팽했는데 교체로 들어가서 죽어라 뛰었다. 그게 고참으로서 보여줘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며 “당시 임완섭 감독께서 부상 중인 내게 해주신 따뜻한 말이 감사했다”라고 기억했다..

하지만 지난 1월 안산과 계약이 만료된 진창수는 현재 새 팀을 찾고 있다. 모든 팀이 선수단 구성을 완료한 상황이기에 그가 뛸 팀을 찾기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더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K리그 개막이 연기된 상황에서도 그는 홀로 구슬땀을 흘리며 목표를 이루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진창수는 “목표를 눈앞에 두고 정상에 오르지 못해 아쉽다. 도전하는 게 힘들고 어렵지만 그래도 재밌다”며 “은퇴할 때까지 1부리그에서 뛸 수 있도록 도전할 것이다. 아직 목표를 이루지 못했기에 경기장에서 더 뛰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pur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