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근 감독대행(3)
제공 | 대구FC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대구FC 선수단은 코로나 사태의 최전선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한달째 자발적 격리를 위해 합숙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대구는 코로나19로 인해 비시즌 일정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당초 중국 전지훈련은 쿤밍에서 체력 중심으로 1차 훈련을 소화한 뒤 상하이로 이동해 실전 중심의 2차 훈련을 진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중국 전역으로 급속하게 퍼진 코로나19로 인해 전지훈련 기간을 단축해 조기 귀국길에 오른 바 있다. 대구 선수단은 지난 12일 경남 남해에서 전지훈련을 마무리한 뒤 복귀해 줄곧 대구에 머물고 있다.

올시즌 K리그가 언제 개막을 할지 모르는 상황인데다 외부 생활을 단절한 지 한달이 되어가기 때문에 선수단 관리가 쉽지 않다. 대구FC 이병근 감독대행도 선수들의 마음을 잘 안다. 그래서 훈련 스케줄도 무리하게 잡지 않고 있다. 그는 “하루에 한번만 훈련을 하는 편이다. 전지훈련을 통해 몸을 잘 만들었는데 정작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대학팀들과 평가전을 하려고 해도 계획을 잡았다가 위험하다고 취소를 하더라. 팀 내에서 자체 청백전 형식으로 감각을 유지하고 있지만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대구 단체사진
제공 | 대구FC

대구는 20대 초중반 선수들의 선수단 내 비중이 높다. 혈기왕성한 시기의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한달째 숙소와 훈련장만 오가는 답답한 생활에 지쳐가고 있다. 이 감독대행은 “선수들의 스트레스가 관리가 쉽지 않다. 몇몇 선수들은 내게 와서 외출 한번만 시켜달라고 애교섞인 때를 쓰기도 한다. 나도 바깥에 못 나가서 답답하다. 젊은 선수들은 오죽하겠나 싶다”면서 “그래도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외출 등 외부 생활을 계속해서 자제해나가야한다. 이 상황이 나아지길 기대하는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프로농구와 프로배구의 경우 시즌이 중단된 뒤 구단과의 계약 관계를 마무리하고 한국을 떠난 외국인 선수들이 있다. 프로야구의 경우 전지훈련을 마친 외국인 선수들이 개막 일정이 정해질 때까지 고국에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이 감독대행도 외국인 선수들이 코로나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공포감을 줄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외국인 선수들을 모아놓고 최근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가족들이 많이 걱정을 한다고 한다. 우리가 위생수칙을 잘 지키고, 외출을 삼가하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안심을 시켰다. 우리 외국인 선수들은 동요가 없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인 선수들도 외부생활을 자제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 이 감독대행은 “데얀의 경우 가족들이 분당쪽에 떨어져 살고 있어서 주말마다 만나고 오겠다고 요청을 한다. 하지만 장거리 이동을 하면서 바이러스에 노출이 될 수 있어서 설득을 계속하고 있다. 그래도 잘 이해해주고, 잘 참아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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