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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산 하나는 넘었다. 이제 다른 산을 넘어야 한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2019~2020시즌 V리그 종료를 결정했다. 큰 문제 하나를 마무리한 가운데 KOVO가 다음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방식 정리가 꼽히고 있다.
KOVO는 5월 3~13일 체코 프라하에서 트라이아웃을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유럽 전 지역으로 확산하면서 계획대로 일정을 치르기 어려워졌다. 체코 정부는 다음달 24일까지 상점 및 음식점 운영 금지, 통행 제한 조치 등을 발령했다. 동시에 장기체류 외국인을 제외한 모든 외국인의 체코 입국을 금지하는 강화된 조치도 실시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고위험국가발 입국자는 14일의 자가격리를 이행해야 한다. 이로 인해 예정한 기간에 트라이아웃을 개최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다. KOVO는 트라이아웃을 열흘 정도 연기하는 안을 검토했지만 현지 체육관 대관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트라이아웃을 국내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있지만 이 역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그나마 국내는 유럽에 비해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위험군에 속해 있다. 정부는 단기 체류하는 외국인에 대해 2주간 능동 감시를 실시하고 있다. 유럽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면 조치는 한층 강화될 수 있다. 현재 상황에서는 국내 개최에 대한 확실한 안을 만들기 어렵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서류 전형을 통한 트라이아웃이 거론되고 있다. KOVO가 선수 신상과 경력을 담은 서류와 플레이 영상 등을 종합해 구단에 전달하면 각 팀 지도자들이 검토해 선발하는 방식이다. K리그 구단에서 보통 활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KOVO는 이달 30일까지 외국인 선수들에게 트라이아웃 참가 제출 신청을 받는다. 국내외 트라이아웃 개최가 모두 무산될 경우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인데 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간편하긴 하지만 실제로 보고 뽑아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도박에 가깝다는 지적도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아예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지 않은 채 다음 시즌을 보낼 수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특수성이 있는 만큼 한 시즌 정도는 국내 선수로만 치를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야 하는 프로스포츠 생리에 어긋난다는 게 문제지만 정 선발이 어렵다면 아예 배제할 만한 옵션은 아니다. KOVO는 4월 초 정기 이사회를 통해 트라이아웃 방식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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