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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 토종 패션기업들이 외국인 모델 사용을 고수하면서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소비자들은 서양인이라는 이유로 이들 모델을 쓰는 업체의 행태에 강력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는 비단 소규모 인터넷쇼핑몰에서만 일어나는 폐단이 아니라 우리 패션기업 대다수에 적용되는 현상이다. 실제로 LF, 삼성물산 패션부문, 한섬, 무신사 등 내로라하는 국내 패션기업들도 홈페이지 전면에 외국인 모델을 내세우고 있다. 같은 옷도 서양인 모델에게 입혀야 힙하고 고급스럽게 보여 구매율이 올라간다는 인식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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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국내 축구팀 공식 홈페이지 쇼핑몰에서도 이 같은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매년 실제 선수들을 모델 삼아 유니폼 화보 촬영을 해온 울산현대 쇼핑몰은 UH SHOP은 올해부터 연령과 성별에 맞지도 않는 외국인에게 유니폼을 입혔다.
LF 관계자는 “고급스러움을 지향하는 브랜드 대다수는 외국인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타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며 “물론 유명 한국인 모델을 쓰면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도움이 되지만 한 브랜드가 스타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단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 모델을 활용하면 이국적인 감성을 주면서도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 효과를 준다. 해지스의 경우 영국 감성을 지향하다 보니 외국인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콘셉트에 따라서 다양한 인종을 모델로 쓰고 있다. 에잇세컨즈의 경우 한국인 모델만 쓰고 있다”고 밝혔다.
브랜드의 가격대가 낮아질수록, 온라인이 아닌 가두점 기반으로 물건 판매가 이뤄질수록 한국인 모델 사용 빈도수는 높아진다. 세정 관계자는 “인디안, 올리비아로렌, 크로커다일 등 가두점에 기반을 둔 브랜드 모델은 모두 한국인이다. 모델 선정 시 점주들의 의견도 취합하는데 한국인 모델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해외보다는 국내에 기반을 둔 기업인 만큼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될 수 있으면 한국인 모델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대 소비자학과 이영애 교수는 “신체적 여건이 좋은 외국인 모델을 활용하면 소비자에게 ‘나도 저 모델처럼 될 수 있다’는 거울 효과를 준다. 이국적인 모습도 연출해주니 비용 대비 홍보효과도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라며 “외국인 모델을 사용한 기업을 보고 모방하는 사례도 많다. 소비자들도 외국인 모델을 내세운 제품 구매 시 모델 그 자체보다는 제품 본연의 기능이나 소재를 보고 구매해야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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