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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야구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
지난겨울 선택이 신의 한수로 돌아오고 있다. 빅리그 도전과 KBO리그를 두고 고심했던 외국인선수들이 밝은 미소를 지으며 그라운드에 서있다.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물론 빅리그 선수들과 비교해도 대반전을 맞이하고 있는 KBO리그 외국인선수들이다.
그만큼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은 한국과 미국이 정반대다. 10일 기준 한국이 일일 확진자수 30명(누적 1만480명), 사망자수 3명(누적 211명)을 기록한 반면 미국은 일일 확진자수가 2만7639명(누적 50만2876명), 사망자수는 1692명(누적 1만8747명)에 달한다. KBO리그가 오는 21일 교류전을 시작으로 5월초 개막을 목표로 삼은 것과 달리 메이저리그(ML)는 정상 개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다음달 애리조나 혹은 플로리다에 30구단이 집결해 시즌을 치르는 것도 논의되고 있으나 정상적인 정규시즌은 최소 6월까지는 이뤄질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빅리그 선수들의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뉴욕 메츠 포수 윌슨 라모스는 현지 언론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은퇴한 선수들이 왜 매일 우는지 이해가 된다. 하루하루가 정말 힘들다. 이렇게 오랫동안 야구를 못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말 야구를 하고 싶다. 일 년 내내 야구를 못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언제든 야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바이러스로 인해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하루라도 빨리 백신이 만들어지고 야구가 다가오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ML 사무국과 ML 선수노조는 시즌이 중단되면서 6월초까지 선급금 형태로 급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빅리그 선수의 경우 계약규모와 지난해까지 서비스 타임, 25인 로스터 진입 여부에 따라 4단계로 급여를 나눠서 받는다. 류현진과 추신수처럼 연봉 20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선수들도 6월초까지 받는 급여는 28만 6500달러다. 지난달 16일 이후 모든 게 중단되면서 월급의 10% 가량만 받고 있다. 저연차 ML 선수 혹은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상황이 훨씬 좋지 않다. ML 30구단은 생계위협을 받는 마이너리거들을 위해 5월까지 주당 400달러(약 48만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5월 이후에는 어떠한 것도 보장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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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현재 KBO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지난 2월부터 계약서에 명시된 그대로 급여를 받고 있다. 올해 KBO리그에 등록된 외국인선수 30명 중 14명이 연봉 100만 달러 이상을 받는다. 마이너리거 평균 연봉의 100배가 넘는다. 60만 달러 이상을 받는 선수도 28명에 달한다. 지난해까지 마이너리그에서만 뛰었던 LG 로베르토 라모스는 지난 8일 14일의 자가격리를 마치고 잠실구장으로 돌아와 “야구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미소지었다. 지난해 메츠 포수 라모스와 호흡을 맞췄던 두산 크리스 플렉센은 “미국은 야구는 물론 훈련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많은 선수들이 고통스러워 한다. 지금 나는 경기를 뛰면서 시즌을 준비한다. 시즌이 다가온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말했다. LG 케이시 켈리는 지난겨울 현지언론의 보도대로 ML로부터 오퍼를 받은 게 맞나는 질문에 “당시 제안을 받았지만 수락하지 않았다. LG를 선택했다. 이제 나는 LG에만 집중하면 된다”며 자신의 선택이 신의 한 수가 됐음을 설명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