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쿠에바스-데스파이네 \'내가 더 빨라\'
kt 쿠에바스(왼쪽)와 데스파이네가 22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 투손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훈련을 하고 있다. 투손(미 애리조나주) 최승섭기자 | thunder@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되는대로 투입하려고 합니다.”

KT 이강철 감독은 당초 5월 초 KBO리그가 개막할 경우 외국인 원투펀치의 선발 출전이 어렵다고 내다봤다. 2주 자가 격리 기간 동안 제대로 훈련을 하지못해 다시 공을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드는 데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윌리엄 쿠에바스 모두 4월 말 피칭을 하겠다고 코칭스태프에 알려왔는데, 그마저도 2~3이닝에 불과했다. 이 감독은 “5월 말 리그가 개막하면 144경기를 다 치르지 않겠나. 외국인 투수들이 한 두 경기만 뛰는게 아니기 때문에 무리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개막시리즈엔 토종 선발 투수가 나설 것임을 암시했다.

그런데 요 며칠 사이 이 감독의 의중에 변화가 생겼다. 개막시리즈에 외국인 투수들을 내보내는 쪽으로 생각이 바뀐 것. 1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만난 이 감독은 “앞으로 개막 전까지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지금은 일단 볼 개수가 되는대로 외국인 투수들을 선발로 내보낼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의 생각이 바뀐 가장 큰 이유는 예상보다 빠른 외국인 투수들의 컨디션 회복 속도다. 격리 해제 후 몸을 만들면 개막 즈음엔 길어야 3이닝 정도 던질 몸상태가 만들어질 것으로 봤는데, 지금 상태로는 4이닝까지 소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다. 3이닝을 소화하는 몸상태와 4이닝을 소화하는 몸상태는 엄연히 다르다. 이 감독은 “데스파이네는 쉬는 날에도 캐치볼을 쉬지 않았다. 휴식일에도 동네에 나가서 캐치볼을 했다더라. 몸 만드는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 쿠에바스가 좀 늦긴 하지만 내보내는 덴 큰 문제가 없을 듯하다”고 설명했다.

개막시리즈라는 특수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외국인 투수들이 선발 등판해 짧은 이닝이라도 소화하면서 앞에서 이길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해주면 야수들에게도 긍정적인 시너지를 형성할 수 있고, 경기까지 잡아내면 시즌 초반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두꺼워진 불펜진도 이 감독의 결정에 확신을 주고 있다. 필승조를 두개나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올해 KT의 허리는 튼튼하다. 외국인 투수가 4이닝만 소화하더라도 곧장 불펜 투수들을 투입해 잠글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하다.

올시즌 KT의 숙원과제인 5강 진입 달성을 위해선 초반 레이스가 중요하다는 걸 코칭스태프 포함 모든 선수들이 자각하고 있다. 시즌 초반 분위기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개막시리즈를 놓칠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승리를 위해 외국인 투수들의 등판 여부가 중요했는데 생각보다 컨디션 회복 속도가 빨라 선발 등판을 염두에 둘 정도가 됐다. KT는 4월 말 실전 등판에 나서는 외국인 투수들의 몸상태를 점검한 후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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