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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메이저리그(ML)도 어떤 형태로든 개막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매우 험난해 보인다.
미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고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일부 의견이 제기되자 ML 사무국이 애리조나에 30개팀이 모두 모여 시즌을 치르는 방식을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 애슬레틱 칼럼니스트 켄 로젠탈은 18일(한국시간) 폭스 스포츠에 출연해 ‘ML가 개막한다면 이른바 애리조나 계획이 가장 실현가능성이 큰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에는 다수의 구장이 흩어져있다. 피닉스에서 차로 2시간 가량 떨어진 투손까지 범위를 확장하면 하루 15경기르를 치르는 데 큰 문제가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구장과 중계 시스템이 갖춰져 있으면 무관중 경기는 가능하다. 대형 호텔도 많아 선수단 동선을 숙소-구장으로 최소화하기도 용이하다. 코로나19 확산세도 상대적으로 덜해 개막 시나리오에 희망을 더한다.
물론 ML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시즌 개막을 합의해야 한다. 이달 초 애리조나 계획이 발표됐을 때 일각에서는 “멍청한 계획”이라며 비판했다. 팬 없는 야구는 의미가 없다는 인식도 있고, 로컬 기반 스포츠라는 야구의 정통성을 훼손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미 3월 말부터 약 두 달치 급여를 재난보조금 형태로 지급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선수들 입장에서는 5월 말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다. 미국 전역으로 흩어진 선수들을 애리조나로 모으는 일도 만만치 않다. 탬파베이 최지만은 한국에서 훈련 중이고, 일부 일본인 선수들도 자국으로 돌아갔다. 미국 입국절차 등을 고려하면 선수들이 애리조나에 모두 모여 경기를 한다는 것자체가 난제다.
LA에인절스 간판 스타 마이크 트라우트는 임신 중인 아내와 떨어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도 아내가 5월 출산을 앞두고 있다. 플로리다에 사실상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는 류현진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되기 전에도 아내의 건강문제 등을 고려해 한국행이나 미국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 않았다.
개막하더라도 무관중으로 치러야 해 입장 수입이 없는 구단은 선수들에게 연봉 삭감을 요구할 수도 있다. 호텔에서 사실상 격리생활을 하는 선수들은 매주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하고, 호텔과 구장 이외의 곳에 마음껏 돌아다닐 수 없는 불편함도 감수해야 한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점은 특히 ML 선수들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다. 30개 구단주와 선수들이 모두 동의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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