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많이 막히지 않아…서울시 일방적 요구에 따른 것” 회유“오후 5시 천호 현대백화점 앞에서 대책 논의할 것” 약속 어겨 신뢰↓관용차로 명일동-구천면로-강동구청 출근해 천호사거리 사정 잘 몰라주민설명회 통해 사전 ‘통보’했다고 해명했으나, 주민 정보 확인도 안해
이정훈 강동구청장. 제공강동구
이정훈 강동구청장. 제공|강동구

[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 강동구 천호지하차도를 폐쇄하고 지상 도로로 만드는 평면화와 중앙버스전용차로 연결 공사가 심각한 교통 혼잡과 민원을 야기하면서 강동구민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으나,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출근길이 많이 막히지 않는다”는 발언을 해, 탁상행정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총선 직후 시작돼 8월 말 완공되는 이 공사는 천호지하차도가 교통혼잡을 가중한다는 명목 하에 시작됐지만 오히려 주민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강동구민들은 “총선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공사 시기를 1월에서 4월로 미뤘다” “2024년 완공되는 힐스테이트와의 유착관계가 의심된다” “주민 설명회가 열린 지도 몰랐다. 강동구민인 지 확인도 안한 채 설명회를 진행한 점이 아이러니”라는 의혹을 제기하는 상태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23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서울시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으나, 기자가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이하 본부)에 문의한 결과,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강동구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공사를 진행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심지어 이 구청장은 “주민이 얼마나 불편감을 겪고 있는 지 확인하기 위해 오후 5시에 방문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고, 불참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바빠서 안 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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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지하차도 폐쇄관련 우회동선. 양미정 기자 certain@sportsseoul.com

이 구청장의 거주지는 명일동이다. 관용차를 이용해 명일동-구천면로-강동구청 코스로 출근하기 때문에 천호사거리 사정 잘 모르는 것. 하지만 그는 “매일 천호사거리를 통해 출근하기 때문에 동네 사정을 잘 알고 있다. 출근 길은 많이 막히지 않는다”는 억측을 내놨다. 실제로 출근 시간대 강동역~천호대교(2km 남짓)의 소요 시간은 35분에 달한다.

그는 해당 사업을 ‘주민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는 사업’이라고 치부하며 “주민설명회를 통해 구민에게 사전 통보했으니 문제될 것 없다”고 해명했으나, 취재 결과 주민 정보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 정보 확인이 미비한 경우, 코레일 고객만족도 조작(코레일 직원이 승객을 가장해 고객만족도를 고의로 조작한 사건) 사례와 다를 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버스전용차선 신설 시 혜택을 누리는 버스는 130번, 370번, 9301번, 70번 총 4대다. 하지만 해당 노선의 버스 간격이 10~20분인 점을 감안했을 때, 공사 후 버스 노선은 텅텅 비어버리고 나머지 도로의 혼잡은 심각한 상황에 처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 경기도 버스는 버스전용차선을 이용할 수 없다. 따라서 4개 노선 버스를 제외한 경기도 버스, 승용차, 오토바이 등이 도로를 나눠 써야 될 입장에 처했다.

현재 서울시와 강동구는 공사 예상 비용 51억에 대한 자세한 내역과 설명회에 참여한 주민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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