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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스트레일리. 제공 | 롯데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메이저리그 베테랑도 KBO리그 통과의례를 거치고 있다.

지난해 12월 롯데가 새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32·롯데) 영입을 공식 발표했을 당시 전면에 내세웠던 강점은 ‘경험’이었다. 2009년 오클랜드의 지명을 받아 2012년 빅리그에 데뷔한 후 무려 8시즌을 뛰었다. 전체 156경기를 뛰었는데, 그중 140경기를 선발로 나서며 44승을 수확했다. 빅리그 커리어로만 보면 역대 KBO리그 외인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직전 시즌까지 볼티모어 로스터에 올랐던 현역 메이저리거이기도 했다.

비시즌 성적표 역시 이름값에 걸맞았다. 2월 출발한 호주 애들레이드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현지 팀과의 평가전과 자체 청백전을 통해서 ‘닥터K’ 수식어를 얻었다. 3월부터 치른 자체청백전 4경기 성적표는 4경기 평균자책점 2.21(17이닝 4실점)으로 팀 내 투수진 중 가장 훌륭했다. 특히 마지막 14일 등판에서는 6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키며 가장 많은 삼진(9개)을 잡아냈다. 이대로라면 무난히 개막전 선발도 굳히는 듯했다.

그러나 순항하던 스트레일리에게도 위기는 찾아왔다. 지난 23일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4피안타 4볼넷 2삼진 3실점으로 가장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결정적인 장면은 4회에서 나왔다. 선두타자로 나선 타일러 살라디노를 상대로 2스트라이크를 잡으며 유리하게 출발했지만, 원하는 코스로 공이 들어간 후에도 심판의 콜이 들려오지 않자 눈에 띄게 동요했다. 2B2S에서 삼진을 잡기 위해 택한 145km 포심 패스트볼이 볼 판정을 받자 쓴웃음을 지었고, 마지막 결정구가 생각보다 일찍 꺾이며 바운드되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후 세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3실점 했다.

최근 몇 년간 KBO리그는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스트라이크존을 넓히려는 시도를 해왔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와 비교하면 여전히 가로 폭이 더 좁은 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심판의 성향에 따라 공 1개 정도의 차이가 있기도 하다. 게다가 스트레일리가 비시즌 타팀을 상대로 마운드에 오른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에게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건 까다로운 과제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이에 허문회 감독은 “선수가 잘 적응해야 한다. 미국과 한국 야구는 다르고 또 심판 성향도 다르지 않나. 잘 적응할 거라 믿는다”며 신뢰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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