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개막을 고대하는 미국 메이저리그가 분산 개최 시나리오까지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폐쇄가 결정된 후 선수단은 뿔뿔이 흩어져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올시즌이 통째로 취소되리라는 최악의 전망까지 나오는 가운데 이번엔 ‘분산 개최’ 시나리오가 등장했다.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애리조나, 플로리다는 물론 제3의 장소까지 등장했다. 미국 ‘AP통신’은 텍사스 존 대니얼스 단장의 말을 인용해 “개막을 대비해 격리 개최 장소 중 하나로 텍사스주가 거론되고 있다. 현재 인프라를 고려했을 때 이 계획은 타당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격리 개최’는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꽤 구체적으로 타진한 시나리오였다. 우선 지난 7일(한국시간) 유선 회의를 통해 전체 30개 구단이 전부 애리조나주 피닉스로 이동해 시즌을 출발하는 안을 협의했다. 미국 서부 최남단에 위치한 애리조나주는 한겨울에도 반소매 차림으로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날씨가 따뜻하다. 비시즌 메이저리그 팀들이 이곳에 모여 75년째 ‘캑터스 리그’를 치르고 있는 이유다. 애리조나 홈구장인 체이스필드 반경 80㎞ 이내에 10개의 스프링캠프 구장이 몰려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봄철 ‘그레이프프루트 리그’가 열리는 플로리다주도 고려 대상 중 하나다. 마찬가지로 미국 최남단 지역이지만 반대쪽인 동쪽 끝에 위치했다. 스프링캠프 구장들이 반경 354㎞에 산재해 애리조나주와 비교하면 이동 거리가 먼 편이다.
텍사스를 중간 허브로 사용하겠다는 방안이다. 텍사스주는 플로리다주와 함께 레이싱 대회인 ‘NASCAR’의 무관중 개최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P통신’은 이곳에서라면 메이저리그 경기 역시 무관중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텍사스주에는 12억달러(약 1조천699억원)가 투입된 텍사스의 새 홈구장 글로브라이프필드를 비롯해 휴스턴의 미닛메이드파크 등 돔구장이 있어 여름에도 중립경기를 대거 치를 수 있다. 지난 시즌까지 텍사스가 홈으로 썼던 알링턴 파크를 비롯해 대학리그에서 쓰이는 구장들까지 포함하면 숫자는 맞출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런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미국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거센 나라다. 28일 현재 누적 확진자 98만 7689명, 사망자 5만819명으로 세계 1위에 오른 상태다. “미친 소리”라고 일축한 슈퍼스타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를 비롯해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 잭 휠러(필라델피아) 등 선수들도 반대의 목소리가 크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