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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박종훈. 고척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이제 겨우 50승, 최소 50승 더!’

SK 박종훈(29)의 등번호는 50번이다. 그는 20일 고척 키움전에서 승리하며 올해 첫승이며 동시에 자신의 백넘버와 같은 개인통산 50승을 달성했다. 지난해 8월 23일 문학 한화전에서 49승을 수확하고 나서 272일만이다. 특히 팀의 10연패 사슬을 끊어내며 특별함이 더해졌다.

지난해 SK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던 당시 손혁 투수코치(현 키움 감독)는 그를 향해 “나는 38번을 달았는데 36승 하고 은퇴했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박종훈이 아홉수에 걸린 듯 49승에서 멈추자 빨리 50승을 채우라며 던진 농담이었다.

박종훈은 키움전 승리로 기대하던 50승을 수확한 뒤 “등번호는 안바꾸겠다. 앞으로 50승을 더 하겠다”라고 호기롭게 말했다. 적장으로 만난 손혁 감독은 박종훈을 비롯한 SK 투수들이 연패를 끊어내자 “다들 잘 던지더라. 그런데 다른 팀에만 그렇게 던졌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연패 브레이커로 선발 역할을 충실히 해낸 박종훈은 “아무도 연패가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 앞선 등판에선 삼진을 잡으면 큰 액션으로 파이팅 했는데, 이번 마운드에선 ‘제발’이라는 심정으로 던졌다”며 “선수들 모두 앞으론 똑같은 일을 겪고 싶지 않다고 했다”며 각오를 다졌다.

박종훈의 50승 달성의 최고 걸림돌은 키움 김하성이었다. 박종훈은 김하성만 만나면 맥을 못췄다. “안타를 맞을 바엔 볼넷을 내주겠다”라고 할 정도다. 그럴만도 한게 지난해 김하성은 박종훈 상대 타율 0.444(9타수 4안타)에 2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최근 3년 기록을 봐도 타율 0.448(29타수 13안타)로 강했다. 13안타 중에 홈런이 3개, 2루타가 5개였다. 안타의 절반이 장타였다.

그런데 박종훈은 팀의 사활이 걸린 20일 키움전에서도 1회부터 김하성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맞으며 출발했다. 박종훈은 “홈런을 맞을 공이 아닌데 김하성에겐 맞았다”라고 고개를 흔들었다. 이후 타석에서 김하성은 박종훈의 의도하에 연속 볼넷으로 출루했다. 김하성에게 1루를 내줬지만 승리를 챙긴 박종훈은 “김하성은 빨리 잘해서 좋은 곳(미국)에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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