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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활활 끓던 타선이 식어가자 묻혀있던 문제점이 드러난다. 포수들의 방망이다.
현재 롯데 1군 엔트리에 포함된 포수는 둘이다. 주로 정보근(21)이 선발 마스크를 쓰고 김준태(26)가 백업으로 대기한다. 19일 현재 둘의 시즌 타율은 나란히 0.077, 1할도 채 되지 않는다. 정보근은 13경기 26타수 2안타. 김준태는 10경기 1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롯데가 중시하는 OPS(출루율+장타율)로 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정보근(0.184)과 김준태(0.220)는 1타석 들어섰던 강로한을 제외하면 팀 내 최하위다. 리그 전체로 넓혀봐도 10개 구단 포수진 가운데 타격 지표는 가장 떨어진다.
사실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다. 안방 안정을 비시즌 지상 과제로 삼은 롯데는 메이저리거 출신 행크 콩거 배터리 코치를 앞세워 포수 4인 체제로 스프링캠프를 치렀다. 그중 화려한 조명을 받고 트레이드된 지성준은 청백전에 팀 간 평가전까지 거쳐 공격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롯데 허문회 감독은 ‘수비’에 방점을 찍었다. “1군에 놓고 대타로 써도 되지만, 그렇게 반쪽짜리 선수를 만들지 않겠다”며 지성준을 퓨처스리그로 내려보냈다. 정보근은 올시즌 도루저지율(55.6%)이 주전 포수 10인 중 가장 높다. 김준태 역시 블로킹이 좋아져 포크볼을 많이 구사하는 롯데 투수들을 안정시킨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리그 최다 폭투(103개)를 기록했던 롯데는 현재까지 평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개막 직후 팀 타선의 타격감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포수진이 있는 하위타순의 구멍을 메울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KIA와의 광주 3연전에서는 빈타로 고전했다. 특히 20일에는 처음으로 무득점 경기를 했다. 포수 타석에서 승부처가 찾아와도 조합상 쓸 카드가 마땅치 않다. “포수들에게 타격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 한다”는 게 허 감독의 지론이지만, 상위 타선이 침체될 때 하위 타선이 물꼬를 터주는 게 강팀의 필요 조건이다. 롯데의 수비형 포수진이 첫 번째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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