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시즌 5세이브 수확한 KIA 문경찬
KIA 문경찬(오른쪽) 인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사직=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한순간의 부진으로 선수단을 흔들지 않는 것.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의 코칭 철학이다.

KIA는 지난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원정 경기에서 3-4로 패했다. 경기 내용만 보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막바지까지 3-1로 앞서고 있었지만, 9회 말 롯데 김준태에게 역전 적시타를 맞아 승리를 내줬다. 지난해 9월 11일부터 이어오던 롯데전 9연승 행진도 이날로 막을 내리게 됐다.

상승세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는 상황이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팀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능한 사령탑이다. 경기 하나하나에 일희일비 하기 보단 다음 경기를 위한 준비 과정으로 생각한다. 선수들에게도 이러한 마음가짐이 잘 녹아 들어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날 패배에도 “야구가 그렇다. 그래서 9회까지 하는 것”이라며 “지난 경기는 빨리 잊어버리고 다음 경기에 집중하려 한다”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

[포토] 윌리엄스 감독 \'환한 웃음\'
맷 윌리엄스 감독. 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날 패배는 사실 마무리 문경찬이 흔들린 게 컸다. 9회말 김준태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승부가 뒤집혔고, 올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떠안게 됐다. 다만, 이날 전까지 문경찬의 활약은 특급 소방수 타이틀에 손색없을 정도로 훌륭했기에 마냥 탓할 수만은 없다. 9일 KT전부터 7연속경기 세이브를 수확했고, 안정적인 구위와 제구력, 공격적인 피칭으로 마무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5월 7일 키움전 이후 피홈런은 0개. 6월에는 볼넷과 사구 모두 0개였다.

윌리엄스 감독도 여전히 문경찬을 믿고 있다. “선수단에 완벽함을 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완벽하긴 힘들다”며 “문경찬이 블론세이브를 하긴 했지만, 다음 경기에서 비슷한 상황이 오면 다시 올릴 거다. 문경찬을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어 “경기를 하다 보면 블론세이브 상황은 올 수밖에 없다. 우리는 그런 것들을 빨리 잊어버리고 경기에 집중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문경찬이 흔들리면 뒤를 받쳐줄 자원은 충분히 있다. ‘박전문’이라 불리며 KIA 뒷문을 든든히 책임지고 있는 필승조 박준표와 전상현도 마무리로 손색없는 자원들이다. 그러나 윌리엄스 감독은 ‘마무리’ 임무를 맡긴 문경찬의 책임감을 믿었다. 이날도 박준표를 투입할 수 있었지만, 끝까지 문경찬의 몫으로 남겨둔 까닭이다. 그는 “사실 어렵고 애매한 상황이긴 했다. 하지만 그 상황 전까진 블론세이브 상황이 아니었다. 때문에 우리가 믿고 있는 클로저를 투입해 믿고 맡기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윌리엄스 표 ‘믿음의 야구’다.

younw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