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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경험자는 답을 알고 있다?’
올시즌 KBO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여느 해보다 빽빽한 일정에 직면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모든 일정을 11월 안에 마치기 위해 혹서기(7, 8월) 주말 경기가 우천 순연될 경우 월요일에도 경기를 치르도록 결정했다. 최악의 경우 7~8연전에 임할 수도 있다. 당장 지난 12일 10개 팀 경기가 모두 우취되며 전 구단 월요일 경기가 성립되기도 했다.
워낙 체력 소모가 크고 이례적인 일정이라 각 구단 모두 비상 체제에 들어섰다. 그러나 메이저리그(ML) 출신 맷 윌리엄스 감독에겐 그리 특별하지 않은 일이다. ML에선 7연전은 물론 10연전 이상도 빈번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현재 ML 노사가 허용한 최장 연전은 20연전이다. 지난 2017시즌 LA다저스가 6월 14일 클리블랜드 원정 경기부터 7월 3일 샌디에이고전까지 20연전을 치르면서 이 규정을 꽉 채운 바 있다.
다음 시즌도 마찬가지다. 류현진의 소속팀 토론토는 2021년 4월 3일 양키스전부터 18일 캔자스시티와 경기까지 총 16연전이 예정돼 있다. 1년 뒤 일정이라 변수가 있을 수는 있지만, 전 구단이 매시즌 이런 일정을 소화한다. 윌리엄스 감독이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ML에서 선수나 감독으로 뛸 때 최대 20연전을 하기도 했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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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자’는 이미 장기 레이스에 대비에 돌입했다. 훈련 패턴이 완전히 다른 야수진과 투수진을 나눠 세분된 훈련책을 짰다. 우선 그라운드에서 움직임이 잦은 야수들의 우선순위는 ‘체력 안배’다. 윌리엄스 감독은 “연전, 날씨, 피로도를 고려해 야외 타격 훈련보단 실내 훈련을 주로 한다. 우취가 많았던 최근에도 실내 훈련을 여러번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시즌 KIA 선수단은 원정 경기 시 그라운드에서 사전 훈련을 하는 대신 실내 훈련만 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주로 날씨가 덥거나 이동 거리가 많았던 경우였다.
루틴이 중요한 투수들의 경우엔 훈련 일정을 크게 바꾸거나 훈련 강도에 변화를 주는 건 오히려 마이너스다. 로테이션대로 체계적인 훈련을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윌리엄스 감독 역시 “완벽한 투구를 위해선 투수들 모두 각자의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해야 한다”며 규칙적인 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신 경기 출장 횟수를 줄여주는 쪽을 택했다. 로테이션을 건너뛰어 휴식일을 주거나, 선발 투수들의 이닝을 조절해 불펜진 체력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이다. 최근 부진한 문경찬을 2군으로 보내고, 상대적으로 체력소모가 적었던 젊은 피 김기훈, 정해영, 추격조 홍상삼, 고영창 등을 필승조처럼 활용하는 것도 이런 의미에서다. 윌리엄스 감독은 “투수는 출장 수를 조절해야 한다. 필승조 추격조 운영을 다르게 하거나, 선발들이 이닝을 길게 가져가게 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younw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