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KIA 최형우, 2루타 간다!
KIA 최형우.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대구=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기분이 묘했다.”

KIA 최형우에게 2020년 7월 15일은 잊지 못할 날이 됐다. 최형우는 이날 삼성을 상대로 9회초 2사 1, 3루 상황에서 극적인 역전 3점포를 쏘아올려 팀의 역전승을 견인했다.

그런데 최형우가 홈런을 때린 상대 투수는 ‘옛 동료’ 오승환이었다. 왕조 시절 한솥밥을 먹으며 우승을 일궈낸 동료와 첫 맞대결에서 쓰라린 패배를 안겼다. 더군다나 이날은 오승환의 생일이기도 했다.

같은 팀에 뛰던 동료를 만나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최형우는 “솔직히 설레기도 하고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 밀려왔다. 기분이 오묘했다. 너무 중요한 상황이라 심호흡을 많이 했다”면서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8회부터 오승환의 공을 유심히 지켜본 최형우는 “8회 (오)승환이 형 공을 보니 직구가 좋더라. 그래서 직구만 노렸다. 공이 너무 배트 안쪽에 맞아서 넘어갈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넘어갔다. 운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역전승으로 KIA는 올시즌 역전승 횟수를 19번으로 늘렸다. 올시즌 10개 구단 중 최다 수치다. 최형우는 “뒤에 나오는 젊은 투수들이 잘 던져줘서 타자들에게 기회를 더 제공해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앞에서 잘 막아주니 타자들에게 기회가 오고 그만큼 역전 기회가 많이 오는 것 아니겠나”라면서 뒷심이 강해진 원인을 분석했다.

이날 홈런으로 최형우는 KBO리그 역대 7번째 13년 연속 두 자릿 수 홈런 기록을 달성했다. 최형우는 “기록에 대해선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홈런을 많이 친 기록이 아니라 두 자릿 수 기록 아닌가. 다만 최근에 1000득점 얘기가 있어서 그 기록은 의식하고 있었다. 그래도 KBO리그에서 7번째 기록이라 더 이어가고 싶은 욕심은 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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