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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우여곡절 끝에 시즌을 시작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10대 돌풍이 거세다.
시즌 개막전인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에서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에 머문 김주형(18·CJ대한통운)은 바로 다움 대회인 군산CC오픈에서 역대 최연소(18세 21일) 우승을 따내 남자 골프계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군산CC오픈에서 준우승을 따낸 김민규(19·CJ대한통운)는 KPGA오픈에서도 준우승을 따내 만만치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돌풍에서 태풍으로 격상한 10들의 힘은 따지고 보면 경험에서 나온다. ‘팬 퍼스트’를 최우선 가치로 결정한 코리안투어가 깊이 고민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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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과 김민규는 모두 10대 중반부터 유럽을 포함한 해외 무대에서 경험을 쌓았다. KPGA에 입회하려면 만 17세 이상이어야 한다. 유소년시절부터 프로선수를 꿈꾸는 꿈나무들은 제도권 교육 대신 해외 투어로 눈을 돌려 경험 쌓기에 돌입한다. 국내에서는 무명이지만 많은 대회에 출전해 실전경험을 쌓아 쟁쟁한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실제로 김주형은 지난해 아시안투어 5개 대회와 아시안 2부투어 13개 등 18개 대회를 소화했다. 김민규도 유러피언투어 3개 대회와 유러피언 챌린지투어 19개 대회 등 22개 대회에 참가했다. 필리핀이나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치르는 자체 대회 등을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은 실전을 치렀다.
골프는 훈련 성과를 경기를 통해 점검하는 게 실력을 끌어 올리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대회 수가 많아야 더 많은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다. KPGA 구자철 회장도 코리안투어 대회 수를 늘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 다녔지만 의외로 골프에 관심이 있는 기업이 없어 놀랐다고 토로했다. 후원사를 구하기 어려우니 사재를 털어 대회를 유치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미봉책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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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쟁력이 약하면 당연히 해외파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내줄 수밖에 없다. 지난해 코리안투어 15개대회 중 메이저급으로 불리는 주요대회는 해외파가 사실상 독식했다. 코오롱 한국오픈에서는 아시안투어 톱클래스로 꼽히는 태국의 재즈 제인와타난넌드가 우승을 따냈고, KPGA선수권대회에서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도전을 위해 유럽과 미국을 오가는 재미교포 이원준이 생애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아시안투어와 공동주관하는 신한동해오픈은 제이비 크루거가 왕좌에 올랐고,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는 PGA투어 아시아인 최초의 신인왕인 임성재가 챔피언 재킷을 입었다. 올해 김주형, 김민규의 약진이 우연이 아니라는 뜻이다.
구 회장은 현실적 제약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으로 오픈 퀄리파잉스쿨을 제안했다. 그는 “해외투어와 달리 국내는 프로가 되는 과정이 복잡하다. 협회 회원이 돼야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구조는 시장상황과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라며 “인재발굴을 하려면 실력있는 선수들이 바로 급제할 수 있는 고시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프 꿈나무가 KPGA 회원으로 입회한 뒤 코리안투어 활동을 하기까지 꽤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구 회장은 “Q스쿨 제도를 도입해 실력있고 유능한 선수들이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도전할 수 있는 길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스타플레이어가 많아야 대회 수도 늘릴 수 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