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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로 인해 국산 제철과일보다 수입과일의 매출이 늘었다. 사진| 픽사베이

[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최장기 장마 여파로 국산 제철 과일보다 수입 과일의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낙과나 침수에 따른 품질·당도 저하를 우려해 장마의 영향을 받지 않은 수입과일 구매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전국에 장맛비가 이어졌던 이달 1~13일 수입 오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9.3% 증가하는 등 수입과일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고 17일 밝혔다. 수입 망고와 수입 체리 매출도 각각 39.4%, 33.1% 증가했다. 용과(34.1%), 코코넛(24.1%), 라임(15.5%) 등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수입 특수과일 매출도 24.7% 늘었다. 반면 여름철 대표 국산 과일인 수박과 복숭아 매출은 같은 기간 각각 20%, 10% 감소했다.

기록적인 장마로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자 시원한 맛으로 먹었던 제철 과일을 찾는 사람들이 감소한 영향도 있다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실제 올해 7월 평균기온은 6월보다 낮은 ‘기온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장마가 길어지면서 사실상 7월 한 달 동안 비가 왔기 때문이다. 6월보다 7월이 덜 더웠던 것은 1973년 전국으로 기상관측망을 확대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통상 7월은 6월보다 3도가량 높다. 이달 1~13일 서울 평균 기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도 낮았다.

수입과일의 총공세 속에 국내 과일 산업은 쪼그라들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수입과일 품목은 2000년에는 9개에서 2018년에는 석류, 두리안, 파파야, 용과 등을 포함해 18개로 늘었다. 사과, 배, 감귤, 단감, 포도, 복숭아 등 6대 과일의 국민 1인당 소비량은 2009년 48.6㎏에서 2018년 34.9㎏으로 28.2%(13.7㎏) 감소한 반면 수입과일의 1인당 소비량은 2009년 8.8㎏에서 2018년 15.2㎏으로 72.7%(6.4㎏) 증가했다.

수입과일 소비가 늘면서 국내과일 재배면적도 2000년 17만3000㏊에서 2018년 16만5000㏊로 연평균 0.3%씩 감소하고 있다. 특히 6대 과일의 재배면적은 같은 기간 연평균 1.9%의 감소세를 보였다. 농경연은 2019년부터 2030년까지 12년 사이 사과와 복숭아 재배 면적이 각각 890㏊와 1960㏊ 줄어드는 등 국내 과일 생산기반이 더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수박, 복숭아, 포도 등 제철 과일이 인기가 높지만 한달 넘게 이어진 긴 장마 여파로 소비자들이 찾는 과일도 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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