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박인비(왼쪽)가 30일 제주 사우스포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캐디로 나선 남편 남기협씨와 의견을 나누고 있다. 제공=KLPGA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박인비(32)가 6개월 만에 복귀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샷 감각을 한껏 끌어올렸다.

박인비는 22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의 로열 트룬 골프 클럽(파71·6649야드)에서 열린 AIG 여자오픈(총상금 450만 달러) 2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쳤다. 이날 출전 선수 중 가장 좋은 스코어였다. 1라운드에서 6오버파 77타로 공동 88위에 그쳤던 박인비는 중간합계 4오버파 146타를 기록해 공동 17위로 단숨에 점프했다. 선두 다니 홀름크비스트(스웨덴)와 5타 차에 불과해 남은 라운드 결과에 따라 우승까지도 노려볼만 하다.

둘째날을 마친 뒤 박인비는 “어제보다 오늘 훨씬 더 좋은 하루를 보낸 것 같다. 오늘은 실수도 안 했다. 오늘은 업앤다운 한 것도 굉장히 많았고, 티샷도 한 번 밖에 미스를 안 했다. 전체적으로 흠잡을 데 없는 라운드였다”며 “정말 언더파가 가능할까 싶은 코스였는데, 오늘 언더파를 치면서 남은 3, 4라운드할 때도 조금 더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게 됐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LPGA 투어 중단 기간 박인비는 국내에 머물며 휴식기를 가졌다. 지난 2일 한국여자프로골프(K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 출격하며 5개월 만의 침묵을 깼다. 자신의 이름으로 주최한 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 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 후 스코틀랜드행 비행기를 탔다. AIG 여자오픈까지는 코로나19로 인해 남편이자 스윙 코치인 남기협 씨가 임시 캐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박인비는 “남편이 캐디 역할을 굉장히 잘 해주고 있다. 사실 비오고 바람불고 캐디하기 정말 어려운 컨디션인데, 군말 한 마디 없이 잘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이틀만 더 힘내고 다음주부터 푹 쉬게 해줘야 할 것 같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박인비가 5년 만에 이 대회를 다시 제패한다면 8번째 메이저 우승 타이틀을 달 수 있다. 변수는 악천후다. 강한 바람이 불어 모든 선수들이 샷에 정교함이 떨어지는 상태다. 박인비는 “사실 오늘 포함해서 나머지 라운드에서 어떻게 쳐야 하나라는 막막함이 있었다. 어제 좀 많이 쳤어도 절대 포기하면 안 된다고 나 자신에게 계속 얘기했다. 이 코스에서는 어떤 스코어든 가능하고 5타, 10타 차이도 충분히 뒤집을 수 있기에 포기하지 않았던 게 오늘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 것 같다”며 “3, 4라운드 때도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좋은 플레이하려고 매홀매홀 해 나가면 괜찮을 것 같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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